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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난민신청 6년새 18배 급증…지위인정은 1.54%뿐

[세계난민의날] 이집트 난민 카림 "민주화 활동 중 위협" 정치·종교 분쟁 확대로 난민 늘지만 정책은 '제자리걸음'

뉴스1 제공 |입력 : 2017.06.20 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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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전민 기자 =
이집트에서 온 난민 부부 카림(가명)과 나디아(가명)와 딸 (본인 제공) © News1
이집트에서 온 난민 부부 카림(가명)과 나디아(가명)와 딸 (본인 제공) © News1

"난민 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고 임시비자로 살고 있어요. 한국이 좋아서 계속 살고 싶지만 임시비자로는 직업 구하기도 힘들고 체류가 얼마나 허락될지도 모르겠어요."

세계난민의날(6월20일)을 앞두고 지난 16일 서울 동작구에 위치한 국제난민지원단체 '피난처'에서 만난 이집트 청년 카림(가명)은 걱정이 많았다.

카림은 지난해 모국인 이집트를 떠나 머나먼 한국행을 택하기 전까지 이집트의 한 시민단체에서 사진작가로 일하며 이집트의 민주화를 위해 애써왔다.

그는 지난해 이집트의 알시시(al-Sisi) 정권이 홍해에 있는 티란·사나피르 등 2개 섬을 사우디아라비아에 양도하기로 하자 반발하는 반정부집회를 촬영해 세상에 알리려 했다.

그러나 이집트 정부가 집회 참석 시민들과 그가 속해있던 시민단체 직원들을 체포하기 시작했고 생명에 위협을 느낀 그는 부인 나디아(가명)와 함께 한국행을 택했다.

나디아는 "이집트에서 직업을 갖고 큰 경제적 어려움 없이 살고 있었다"며 "정부가 동료들을 체포하기 시작하며 불과 1주일 만에 모든 것을 버려두고 이집트를 떠나야 했다"며 급박했던 당시 상황을 회상했다.

카림은 "우리를 받아 줄 수 있는 어디라도 갈 생각이었다"며 "이집트에서 시리아 난민들과 일하며 들으니 유럽의 난민 상황도 좋지 않다고 해 한국에 왔다"며 한국행을 택한 이유를 설명했다.

우여곡절 끝에 한국에 도착한 이들 부부는 법무부에 난민 신청을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아 이의신청을 진행 중이다. 카림은 "난민 신청 인터뷰에서 우리 상황에 대한 질문보다는 가족관계나 직업과 같은 일반적인 질문들이 주를 이뤘다"며 "많은 이집트인이 한국에 일하러 오기 때문에 우리도 단순히 돈을 벌러 왔다고 생각한 모양"이라고 설명했다.

이들은 현재 국제난민지원단체 '피난처'가 운영하는 임시 숙소 '라이트하우스'에서 머물며 카림은 공장, 식당 등에서 임시직으로 일하고 있다. 피난처는 임시숙소제공·난민신청지원 등 난민들을 지원하며 자립을 돕고 있다.

카림은 "한국에 와서 친절하고 좋은 사람을 많이 만났다"며 "치안도 굉장히 안전한 것 같아 이곳에 더 오래 살고 싶다"고 했다. 이어 "이집트에서는 언제 잡혀갈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결혼 5년 차가 되도록 아이를 가질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며 "우리 부부는 한국에 오고 나서야 안정감을 느끼고 아이를 갖게 됐다"며 3개월 된 딸 파티마(가명)를 보며 미소를 지었다.

그는 공장, 식당 등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피난처에서 분유값 등을 지원받아 생활하고 있다. 그는 "한국에서 사진작가로 일하고 한국말을 공부하며 대학도 다니고 싶다"며 "일을 하며 집을 구해서 새로운 삶을 시작하고 싶지만 임시비자(G1 비자)로는 취업도 어렵고 체류 기간도 보장이 안 된다. 꼭 난민 인정이 됐으면 좋겠다"며 걱정했다.


지난 1월 31일 (현지시간)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 주 컬럼비아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반 이민 행정명령에 항의하는 시민들이 피켓을 들고 시위를 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지난 1월 31일 (현지시간)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 주 컬럼비아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반 이민 행정명령에 항의하는 시민들이 피켓을 들고 시위를 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카림 부부처럼 난민 신청이 기각되는 사례는 매우 흔하다. 전 세계에서 종교·정치 분쟁이 일어나며 우리나라로 난민신청도 늘고 있다. 특히 아랍 전역의 민주화운동으로 정세가 불안정해지기 직전인 2010년 423명에 불과했던 난민신청자는 이후 급증해 시리아 난민이 이슈화됐던 2015년엔 5711명, 지난해에는 7542명에 달했다. 6년만에 18배나 급증한 것이다.

난민 신청이 늘면서 난민 인정률은 낮아지고 있다. 난민인권센터가 지난 4월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16년 한해 동안 98명만이 난민 지위를 인정받았다. 난민 인정률은 1.54%에 불과해 사상 최저를 기록했다. 2010년에는 47명(11%), 2015년엔 105명(5.7%)이 난민 지위를 인정받았다.

지난 2013년 난민법이 시행됐지만 난민 인정률은 오히려 낮아진 셈이다. 난민인권센터는 보고서를 통해 "난민 인정률이 난민정책을 평가하는 절대적인 기준은 아니지만 1%의 인정률은 난민 보호에 대한 의지가 있는가를 묻게 된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보다 관용적인 난민정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난민수용에 대한 찬반이 극명하게 갈리는 상황에서 정책 변화를 위해서는 난민에 대한 인식 개선이 선행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난민단체 관계자는 "시리아 내전 등을 겪으며 난민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가 유럽에서 발생한 테러로 인해 다시 인식이 안 좋아졌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난민을 단순히 불쌍하게 보거나 안 좋게 보는 인식에서 벗어났으면 좋겠다"며 "우리와 같은 사람이고 많은 어려움을 견뎌내고 새 삶을 찾아온 강하고 자립심 있는 사람들로 봐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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