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태우前대통령 아들 "6.29선언, 특정인 기획 아냐"

노태우 전 대통령의 아들인 노재헌 한중문화센터 원장(사진 왼쪽)

노태우 전 대통령의 아들인 노재헌 한중문화센터 원장이 6.29민주화 선언은 특정인의 주관적 이벤트가 아니라는 입장을 내놓았다.

노 원장은 28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6.29 민주화 선언과 한국민주주의’ 라는 학술대회(6.29민주화 선언 30주년 기념)에서 기자와 만나 “6.29선언은 새로운 체제를 향한 국민적 공감대의 산물”이라면서 이같이 언급했다.

전임자인 전두환 전 대통령쪽에서 주로 언급하는 정권 차원의 기획설을 반박하면서 아버지인 노태우 당시 대선 후보의 결단 등 특정인을 부각시키는 것에 대해 거리감을 둔 발언이라는 해석이다. 전두환 전 대통령은 최근 회고록을 통해 "6.29선언을 놓고 5공화국 정권의 '국민에 대한 항복 선언'이라고 하는 데 대해 나는 동의하지 않는다"며 "6.29선언은 1980년대에 우리가 이룬 정치적, 경제적 성취의 총화였다"고 밝힌 바 있다.

노 원장은 이날 학술대회에 토론자나 발표자가 아닌 청중 자격으로 왔다면서도 감회에 찬 표정을 지었다. 특히 학술대회 발표 과정에서 발표자가 6.29선언의 구성에 대한 노태우 전 대통령(당시는 대선 후보)의 언론 인터뷰 등 설명을 언급할 때는 화면을 유심히 쳐다보기도 했다.




2007년 6.29선언 20주년 당시 언론 인터뷰에서 노 전 대통령은 ‘6.29선언은 대다수 국민들이 원하는 것이었고 나만의 아이디어도 어느 누구의 아이디어도 아니다’라는 입장을 내놓은 바 있다. 이때 ‘김용갑 청와대 민정수석이 직선제를 건의했다느니 (친구이자 처남인) 김복동씨가 설득했다’는 언급도 하면서 그런 얘기를 한 사람은 많아서 어느 한 사람의 아이디어가 아니라는 설명을 곁들인바 있다.

노 원장은 노재봉 전 국무총리, 김종인 전 의원(6공 당시 보건사회부 장관) 등 다른 참석자들을 가리키며 “저분들과 말씀을 나누는게 좋겠다”며 말을 아끼기도 했다. 다만 “최근 6공화국을 넘어서는 개헌 등이 논의되고 있는데 새로운 체제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가 없는 것 같다”라는 견해를 내놓았다.

이밖에 노태우 전 대통령의 건강에 대해서는 ‘특별히 나쁘지도 좋지도 않으신 상태’라고 설명했다. 다만 어머니가 아버지 병구완에 힘들어 하신다는 말을 덧붙여 가족들이 건강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음을 내비쳤다.

노 원장은 최근 국정농단과 박근혜 전 대통령 관련 공판 등에서 가족들이 종종 언급되는 것과 관련해서는 “특별히 말씀드릴 것이 없다”고 했다.

또 최태원 SK회장 사면 관련 여러 구설에 대해서는 “어머니도 아버지 간호 때문에 스스로도 건강이 안 좋으셔서 다른 것을 생각할 여유는 없다”고 밝혔다.

지난 22일 공판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 변호인 측은 증인인 최태원 SK 회장에게 "(노소영 관장이 최 회장)사면 결정 전에 본인에 대한 부정적 내용을 박 전 대통령에게 전달한 걸 들었다고 했는데 맞냐"고 재차 물었고 최 회장은 "맞다"고 짧게 대답한 바 있다.


이날 학술대회는 한국정당학회와 대한민국역사박물관 주최로 프레스센터에서 오후 6시까지 열린다. ‘6.29민주화 선언과 한국 민주화’, ‘외국에서 바라본 6.29 민주화 선언과 한국 민주주의 공고화 과정의 평가’ 등 다양한 주제의 발표와 토론이 이어진다. 사회와 발표에는 심지연 경남대 명예교수, 김용호 인하대 정치외교학부 교수, 강원택 서울대 교수, 임혁백 고려대 명예교수, 송호근 서울대 교수 등이 나선다. 서울대 정치학 교수 출신으로 6공화국의 이념적 기반을 제공했다는 평가를 받기도 하는 노재봉 전 국무총리는 격려사를 맡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