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 탄탄해진 美은행들 '배당금잔치'…버핏도 '횡재'

머니투데이

신혜리 기자

미국 대형 은행들이 연방준비제도가 실시한 재무 건전성 조사를 모두 통과하게 되면서 배당금을 많게는 두 배 이상 늘린다는 계획이다.

CNBC는 28일(현지시간) "연준은 34개의 미국 은행들이 최악의 경기 침체 상황에서 충분히 자기자본 확충이 가능하다고 평가했다"면서 "향후 순이익의 100%를 배당이나 자사주 취득에 사용할 수 있도록 최종 승인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씨티그룹은 분기별 배당금을 주당 32센트로 늘리고 자사주를 최대 156억 달러(17조 7900억 원) 어치 매입한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2005년 150억 달러 자사주 취득 이후 최대 규모다.

JP모건 체이스는 오는 3분기부터 주당 배당금을 주당 50센트에서 56센트로 올리고 오는 7월부터 내년 6월 말 까지 최대 194달러의 자사주를 매입하겠다고 발표했다. 이 역시 지금까지 매입한 자사주의 규모로는 최대다.

웰스파고 역시 분기별 배당금을 주당 39센트로 높이고 자사주를 115억 달러 규모로 매입하겠다고 발표했고, 모건스탠리는 분기별 배당금을 현재 20센트에서 25센트로 늘리고 50억 달러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한다고 밝혔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이사회도 올 7월부터 2018년 7월 말까지 120억 달러의 자사주를 취득하도록 승인했다. 분기별 배당금도 현 수준보다 60% 늘어난 주당 12센트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BoA의 연간 배당은 주당 48센트로 늘어난다.

이 같은 계획으로 '투자의 귀재'로 알려진 워렌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BoA의 최대 주주가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지난 2월 버핏은 투자자들에게 서한을 보내 "BoA가 연간 배당금을 30센트에서 44센트로 늘리면 우선주를 170억 달러의 보통주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BoA가 배당금을 44센트보다 높은 48센트로 올린다고 발표하면서 버핏이 예정대로 보통주를 매입하게 되면 전체 주식의 7%를 보유하게 된다.

이처럼 버핏이 뱅가드그룹을 제치고 BoA의 최대 주주로 등극할 경우 그는 은행의 전반적인 경영과 주주 보상 등의 안건에 목소리를 낼 수 있다.

CNBC는 "버핏이 BoA의 최대 주주로 등극할 경우 주가는 오를 것"이라면서 "지난 28일 종가 기준으로 버핏이 소유한 BoA 주식의 가치는 117억 달러에 달한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