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증시서 '로봇·AI' ETF 고공행진… 'FANG' 뒤잇나

머니투데이

권다희 기자

로봇과 AI(인공지능) 등 '4차 산업혁명' 관련주가 괄목할만한 상승세를 구가하고 있다. 미국 대형 IT주 '팡(FANG)'의 상승세를 제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26일 CNBC에 따르면 로봇과 AI 관련 상장지수펀드(ETF)인 BOTZ(Global X Robotics & Artificial Intelligence ETF)는 연초 대비 30% 올랐다. 역시 로봇과 AI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로보(ROBO Global Robotics & Automation Index ETF)도 25% 상승했다. 두 ETF의 상승률은 뉴욕 증시 다우존스지수(9%), S&P500지수(11%) 보다 3배가량 높다.

CNBC는 로봇과 AI 관련주가 장기적으로 이른바 'FANG'의 상승세도 뛰어넘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FANG은 미국의 대표 IT 회사인 페이스북(Facebook), 아마존(Amazon), 넷플릭스(Netflix), 구글(Google)의 알파벳 첫 글자를 따서 붙인 이름이다. 이들 4개사의 주식은 모두 올해 들어 20~50% 상승했다.

윌리엄 스투더베이커 로보 글로벌 회장은 "로봇, 자동화, AI는 다음번 FANG이 될 수 있다"며 "FANG 역시 AI를 최우선 순위에 두고 사업을 재편하고 있다"고 말했다.

BOTZ는 지난해 9월 출시 당시 150만 달러의 자산으로 시작해 현재 2억3600만 달러를 유입시켰다. 이 펀드는 골드만삭스가 '목표주가 1000달러'를 전망하며 유명세를 탄 수술용 로봇업체 인튜이티브 서지컬 및 AI 관련 기술로 주가를 올리고 있는 엔비디아 등에 투자하고 있다. 1년 만에 10억 달러의 자산을 끌어들인 로보는 스위스 산업용 솔루션 공급 업체 ABB, 미국 의료기기 업체 애큐래이 등을 편입하고 있다.

CNBC는 BOTZ와 로보가 투자하는 대부분 기업이 미국 기업이 아닌 점도 뉴욕 증시보다 높은 상승률을 구가할 수 있었던 원인으로 꼽았다. BOTZ의 경우, 미쓰비시전기, 키엔스 등 일본 기업이 29개 주식의 약 절반을 구성하며 그다음이 미국, 스위스 기업이다. 로보의 투자처 절반 이상도 북미 외 지역의 기업이다.

한편 기술주로 구성된 나스닥은 올해 들어 19% 급등하며 닷컴버블 시대인 2000년 3월에 수립한 기존 최고점을 지난주 경신했다. 실적 호조를 기반으로 한 만큼 기술주의 상승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