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좀비기업' 9% 육박…BoA "ECB, 금리인상 신중해야"

머니투데이

신혜리 기자

유럽중앙은행(ECB)은 그동안 저금리에 의존해 지탱했던 '좀비기업'이 상당수 있기 때문에 금리 인상에 더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바나비 마틴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유럽신용 전략 책임자는 "그동안 ECB의 회사채 프로그램의 혜택을 받았던 기업들이 금리가 인상되면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내년쯤 ECB가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어 "현재 시장의 최악의 비밀은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가 내년에는 테이퍼링(완화축소)을 한다 하더라도 지난주 그는 매우 비둘기파적인 태도를 보였다"면서 "우리는 ECB의 통화정책이 이제 끝난다는 것을 잊고 있다"고 말했다. 또 그는 "분명 그(마리오 총재)를 이 예외적인 상황에서 벗어나게 하기 위한 정치적 외압이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ECB는 유럽 경제를 부양하기 위해 매달 600억 유로 규모의 자산을 투입하는 양적완화(QE)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여기에 일부는 유럽 회사채를 사들이는데 쓰인다. ECB는 지난해 6월부터 회사채 매입을 시작해 올해 6월 기준으로 약 920억 유로의 회사채를 보유하고 있다고 CNBC는 전했다.

그런데 유럽 주식시장인 스톡600의 비금융 기업 중 약 9% 정도가 ECB의 회사채 매입 혜택으로 인해 회사를 운영하고 지탱할 수 있었다고 BoA는 분석했다. 정부의 도움 없이는 자생하기 힘든 상태기 때문에 이들은 좀비기업으로 불린다.

리먼브라더 사태였던 금융위기 직전에는 이 같은 좀비기업의 비율이 약 6%였고 금융위기가 다소 완화된 2013년에는 5%로 떨어졌지만 최근 다시 오름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래 마틴 책임자는 "이 같은 흐름은 ECB가 느린 속도로 긴축할 수 있도록 동기 부여할 것"이라고 말하면서 ECB가 긴축을 시행하는데 좀비기업들의 도산위험이 부담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