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2020년 1만원' 달성 시 韓-日 역전한다(종합)

한국 정부가 ‘2020년 최저임금 1만 원’ 목표를 달성한다면 2020년부터 한국과 일본의 최저임금이 역전될 것으로 보인다. 일본 역시 십수 년 내 가장 높은 인상률을 적용해 최저임금을 인상했지만 우리나라 인상 폭이 이를 앞지르면서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일본 후생노동성 중앙최저임금심의회(중앙심의회)는 25일 2017년도 전국 평균 최저임금 목표를 25엔 인상한 시간당 848엔(한화 약 8490원)으로 정했다. 올해 인상 폭은 전년대비 3%로, 최저임금 기준을 시급으로 변경한 2002년 이후 가장 크다. 변경된 최저임금은 오는 10월부터 적용된다.


일본 정부는 지난해 6월 국무회의에서 매년 3%의 최저임금 인상을 추진하기로 했다. 비정규직이 일본 전체 노동자의 40%인데 이들의 임금이 정규직 임금의 60% 수준일 정도로 격차가 커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다. 일본 정부는 장기적으로 평균 최저임금을 1000엔(한화 약 1만원)까지 인상한다는 방침이다.

일본이 내년에도 계획대로 최저임금을 3% 인상한다면 2018년 최저임금은 약 873.4엔(한화 약 8750원)으로 오르며 2019년엔 이보다 3% 높은 899.6엔(한화 약 9010원), 2020년엔 926.6엔(한화 약 9280원)이 된다.

그러나 일본이 기록적인 인상률을 적용해 최저임금을 올렸음에도, 우리나라 정부가 대선 공약대로 ‘2020년 최저임금 1만 원’을 달성한다면 2020년부터는 한국 최저임금 수준이 더 높아진다.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 공약으로 ‘2020년까지 최저임금 시간당 1만 원 달성’을 밝혔다. 이를 위해 2018년 최저임금을 현 6470원에 비해 16.4% 오른 7530원으로 지난 16일 결정했다.


최저임금 인상 부작용 우려 속에 문 대통령이 지난 19일 “(최저임금 인상을) 1년 시행해보고 속도를 조절할지 더 나갈지 결정하겠다”고 한발 물러서긴 했으나, 공약이 현실화한다면 일본과의 최저임금이 조만간 뒤집어지는 것이다.

2020년 1만 원을 달성하기 위해선 최저임금을 3년간 매년 15.6%씩 올려야 한다. 이를 단순 적용하면 한국의 2019년 최저임금은 8700원으로 일본(약 9010원)과 격차가 줄어든 뒤 2020년엔 1만 원으로 일본(약 9280원)을 앞지르게 된다.

한편 한국과 일본의 최저임금 격차는 10년 전엔 약 2배 가까운 차이가 났다. 2008년 일본의 최저임금은 703엔(한화 약7045원)으로 같은 해 한국 최저임금 3770원의 2배에 육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