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지수 가고 낙관지수 왔다…강세장으로 바뀐 뉴욕증시

강세장을 의미하는 미국 뉴욕 월가의 황소상. /AFPBBNews=뉴스1

뉴욕증시가 연일 최고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기업들의 실적 호조와 달러 약세 등이 호재로 작용해 주가를 끌어올렸다. 투자자들의 낙관도 최고조에 달하면서 시장의 ‘공포지수’는 수십 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미국과 유럽 등 주요 경제주체들이 양적완화 정책을 본격적으로 축소하기 전까지 강세장이 유지될 것으로 예상했다. 구체적인 시기로는 내년 말이 가장 유력했다.


◇‘공포’가 사라진 증시

25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뉴욕증시의 S&P500지수는 이날 사상 최고치인 2477.08로 장을 마쳤다. 나스닥지수도 6412.17로 종가기준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기업 실적이 뒷받침했다. 시장정보업체 팩트셋에 따르면 현재까지 올해 2분기 실적을 발표한 S&P500 기업들의 전년 동기 대비 순이익증가율은 7.2%에 달한다. 실적 발표 기업 10곳 가운데 7개가 시장 전망을 웃도는 실적을 기록했다.


투자심리가 좋아지면서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지수(VIX)는 이날 장중 9.04까지 떨어졌다. 1993년 12월 이후 23년7개월 만에 최저 수준이다.

투자회사 에쿼티아머의 브라이언 스터틀랜드 연구원은 “VIX지수가 10 이하로 내려간 경우는 미국 증시 역사상 단 25일밖에 없다”며 “1993년 12월과 2006년 11월 VIX지수가 10 이하를 기록한 이후 1년 주가상승률은 각각 2%, 10% 올랐다”고 말했다. VIX지수 하락이 증시의 추가 상승 전조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달러 약세 기조도 뉴욕증시에 유리하게 작용할 전망이다. 최근 주가지수 상승을 이끌고 있는 정보기술(IT) 기업이나 원자재 업종은 달러 약세로 실적 개선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화지수는 25일 94.12로 지난해 6월 이후 최저로 낮아졌다.

미국 투자업체 오펜하이머의 아리 왈드 수석 기술적 분석가는 “달러 약세가 주요 경제권의 자산 축소 악재를 상쇄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전문가 “강세장 내년 말까지”

전문가들은 뉴욕증시가 내년 말 강세장을 끝내고 세계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약세장에 진입할 수 있다고 전망한다.

블룸버그가 글로벌 유명 펀드매니저 30명을 대상으로 지난 14~21일 설문 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 대부분이 ‘내년 4분기’를 강세장 종료시기로 꼽았다. 이때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자산 축소를 본격적으로 진행할 거란 예상이다.

전문가들은 연준이 대차대조표상 자산 축소를 위해 국채 등을 금융기관에 다시 매각하기 시작하면 유럽중앙은행(ECB)과 일본은행(BOJ)도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에 나설 것으로 전망했다.

뉴욕증시가 약세장으로 반전되면 시장에 미치는 충격이 2007~2009년 금융위기만큼 클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오랜 기간 시장에 풀린 막대한 유동성이 사라지면 그만큼 하락 압력도 커지기 때문이다.

블룸버그는 "투자자들 이목이 미 동부시간으로 26일 오후 2시 공개되는 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결과에 쏠려있다“면서 "투자자들은 연준의 자산축소 시기가 언제일지에 대한 단서를 찾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