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시장의 신'도 두손 들었다....앤디 홀, 투자손실로 헤지펀드 청산

머니투데이

뉴욕=송정렬 특파원

'원유시장의 신'으로 불리던 오일 트레이더 앤디 홀. /AFPBBNews=뉴스1

'원유시장의 신'으로 불리는 오일트레이더 앤디 홀이 막대한 투자손실로 인해 자신이 이끌던 주력 원자재 헤지펀드를 청산한다. 지속적인 유가하락에 원유시장의 신도 두 손을 든 것이다.

블룸버그는 3일(현지시간) 앤디 홀이 자신이 이끌던 원유 중심의 헤지펀드인 아스텐벡 마스터 코모디티 펀드 II를 청산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펀드는 올상반기에 거의 30%에 달하는 손실을 입었다.

올해 66세인 홀은 1970년대부터 BP, 피브로에너지 등에서 경력을 쌓았다. 특히 금융위기시절 단 일년동안 US뱅크를 위한 원유트레이딩에서 1억 달러를 벌어들인 사실이 알려지면서 명성을 얻었다. 홀은 또한 저명한 미술품 수집가로 유명하다. 그는 앤디 워홀을 포함해 수백명 화가의 작품 5000점 이상을 소유하고 있다.

아스텐벡 등 원유 헤지펀드들은 올해초부터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가 주도하는 원유생산량 감축이 유가를 상승시킬 것이라고 베팅했다. 하지만 미국 셰일업체들이 생산량을 늘리고, 내전 등으로 인해 감축합의에서 예외를 인정받은 리비아와 나이지리아가 생산량을 회복하면서 이같은 투자는 역효과를 낳았고, 막대한 손실로 돌아왔다.

대표적인 유가 낙관론자인 홀은 최근 투자자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글로벌 원유시장이 실제로 악화됐다"며 "원유가격이 배럴당 50달러 또는 그 아래를 맴돌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브렌트유는 올 상반기에 22% 하락했다. 이후 회복세를 보였지만, 겨우 52달러 선에 머물고 있다.

홀은 저변동성과 추세 없는 시장에 굴복하는 저명한 원자재 헤지펀드 매니저의 최신 사례일 뿐이다. 클리브 캐피털 등 최소 10개 이상의 천연자원분야 자산관리업체들이 문을 닫았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대닐로 오노리로 도그마캐피털 포트폴리오매니저는 "충격적"이라며 "이는 한 시대의 끝이다. 홀은 지금까지 최고의 오일 트레이더중 한 명이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