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적긴축에 매달리는 美 연준…②"침체위험"

머니투데이

안근모 글로벌모니터 편집장

/ 자료=Thomson Reuters Datastream, 글로벌모니터

위 그래프는 미국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과 3개월짜리 국채 수익률, 그리고 이 두 수익률의 차이(장단기 금리차) 추이를 보여줍니다. 회색으로 영역이 표시돼있는 시기는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졌던 때입니다.

위 그래프를 보면, 장단기 금리차이 미국 경제의 침체를 굉장히 정확하게 잘 예고해왔음을 알 수 있습니다. 장단기 금리가 역전된 뒤에는 얼마 가지 않아 리세션이 찾아온 것이죠.

대부분의 경우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가 인플레이션을 막기 위해 단기금리를 계속 올린 끝에 리세션이 오는 패턴을 반복했습니다.

그런 점에서 현재 미국의 장단기 금리차를 보면 여유가 제법 많이 있어 보입니다. 리세션은 멀었다고 볼 수 있죠.

그런데 “채권왕”이라고 불리는 스타 펀드 매니저 빌 그로스는 “이번엔 다르다”라고 주장합니다. 장단기 금리차가 역전되기 이전에 리세션이 올 수 있다고 합니다. 과거에 비해서 미국 경제주체들의 빚이 굉장히 많이 늘었는데, 이런 과다 채무자들은 주로 단기금리로 돈을 빌렸기 때문에 과거에 비해 단기금리 인상에 대해 훨씬 더 민감하다는 겁니다.

게다가 이자율이 대폭 낮아진 점도 감안할 필요가 있겠죠. 과거에는 3%이던 단기금리가 4%로 1%포인트 인상되어도 이자금액은 33.3% 증가하는 데 그칩니다. 하지만 지금은 1%이던 단기금리가 2%로 똑같이 1%포인트 인상되면 이자금액이 100% 늘어나게 됩니다.

이런 점을 들어 빌 그로스는 연준이 이제야 자신의 주장을 알아들은 것 같다고 해석합니다. 양적긴축에 나서되 금리인상은 지극히 신중하게, 심지어는 아예 중단함으로써 과다채무자에 대한 충격을 제한하고 리세션을 피하려 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그로스는 당초 예상되었던 오는 12월쯤의 추가 금리인상도 이제 물 건너갔다고 진단합니다. 물론 양적긴축 역시 경제와 금융시장에 거의 영향이 미치지 않도록 아주 조심스럽게 해 나갈 것이라고 예상합니다.

※ 이 기사는 빠르고 깊이있는 분석정보를 전하는 VIP 머니투데이(vip.mt.co.kr)에 2017년 8월 4일 (15:49)에 게재된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