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까? 살까?…마포·용산 치열한 눈치싸움

/사진=머니투데이DB

정부의 고강도 부동산대책 이후 서울 마포·서대문·용산구 지역의 아파트 호가는 오히려 상승세를 보였다. 같은 기간 거래가 실종된 점을 감안하면 일종의 ‘버티기 장세’가 연출되는 셈이다.

가격을 낮춰 팔지 않겠다는 매도자와 떨어질 때까지 기다린다는 매수자간 힘겨루기가 거듭되며 ‘버티기 장세’ 내지 ‘관망세’가 최소 한 달 이상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다.
　
8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8·2 부동산대책’ 이후 마포·서대문구 아파트시장은 사실상 거래 실종 상태에 빠졌다. 주요 아파트단지를 중심으로 매수문의는 이어졌지만 매도자가 내건 호가와 매수자의 희망매입가간 격차가 상당해 실제 거래로 이어지는 경우는 드문 것으로 전해졌다.
　
마포구 M공인중개소 관계자는 “‘마포래미안푸르지오’나 ‘공덕래미안’과 같은 대표 단지들의 경우 이전 실거래가보다 5000만원 이상 오른 가격에 매물이 나왔다”며 “일부 급매물도 나왔지만 (강남 재건축단지만큼) 호가가 큰 폭으로 내리진 않았다”고 귀띔했다.
　
실제 마포구 아현동 ‘마포래미안푸르지오’ 전용 84㎡의 경우 고층을 기준으로 호가가 9억8000만~10억원까지 상승했다. 지난달 실거래가 9억5000만~9억7000만원보다 적게는 1000만원, 많게는 5000만원까지 오른 수준이다. 공덕동 ‘래미안3차’ 59㎡(중층)도 최근 7억4000만원에 매물이 나왔다. 한 달 전 실거래가 6억8800만원보다 5200만원 오른 가격이다.
　
지하철 2호선 아현역세권인 서대문구 북아현동의 ‘e편한세상’ 1단지 84㎡는 호가가 9억원(고층)을 찍었다. 가장 최근인 지난 4월 신고된 같은 평형대 마지막 실거래가인 7억1000만원(중층)과 무려 1억9000만원 차이가 난다. 8·2대책 발표 직전 나온 매물보다 2000만~3000만원가량 호가가 높다.
　
호가 상승을 바라보는 시각은 지역 공인중개소 사이에서도 엇갈린다.
　
공덕동 H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여의도나 도심권으로 출퇴근하는 직장인들이 가장 선호하는 지역인 만큼 대기 수요가 많다”며 “지금도 팔려는 매도물량보다 사길 원하는 매수자가 더 많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급매물이라고 해도 기존 시세를 1000만~2000만원 정도 밑도는 정도고 이마저도 많지 않은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아현동 D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일부 매도자가 호가를 높여 부르고 있지만 이같은 상황이 얼마나 계속될지는 미지수”라며 “지금과 같은 분위기에 누가 높은 호가에 집을 사려고 하겠느냐”고 말했다. 그는 또 “요즘은 매수문의가 들어와도 집값이 어느 정도 내렸는지를 묻는 내용이 대부분”이라며 “거래가 뜸해지고 매물이 쌓여가는 상황이 연출되면 자연스레 호가도 내려갈 것”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강북 급등지역인 용산구도 눈치 보기가 치열하다. 다만 이촌동 등 용산구 내 인기지역의 경우 마포·서대문구에 비해 매물이 적은 데다 용산역 일대 개발과 미군기지 이전, 철도 지하화 등 개발 기대감이 여전해 8·2대책 영향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모습이다.
　
용산구 주요 아파트단지도 호가가 거듭 상승 중이다. 이촌동 대표 아파트단지 중 하나인 ‘한강대우’ 59㎡의 호가는 최근 9억7000만원(중층)까지 치솟았다. 이전 최고 실거래가인 지난 6월의 8억4500만원(중층)보다 1억2500만원 뛴 가격이다.
　
이촌동 S공인중개소 관계자는 “8·2대책 이후 오히려 매수문의가 늘고 호가도 뛰었다”며 “다만 매수자와 매도자간 매매가에 대한 시각 차이가 워낙 커 계약이 성사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귀띔했다. 이 관계자는 “팔려는 사람은 기싸움에서 밀리면 안된다는 생각에 호가를 거듭 높여 부르고 반면 사려는 사람은 가격이 떨어지기만을 기다리는 분위기”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