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식품부, 살충제 달걀 집계 오락가락…엉뚱한 농장 공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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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뉴스1) 김현철 기자 =

김영록 장관이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국산 계란 살충제 안전관리대책 관련 현안보고 중 대국민 사과를 하고 있다. © News1 이동원 기자

농림축산식품부가 '살충제 달걀' 사태를 맞아 지난 겨울 조류 인플루엔자(AI) 사태 때와 똑같은 모습을 보이며 우왕좌왕하고 있다. 살충제 검출 농장을 잘못 공개해 농장주들에게 피해를 주는 등 혼선을 키우고 있다.

농식품부는 17일 오전 브리핑을 통해 지난 14일 처음으로 산란계 농장에서 살충제 성분이 발견된 이후 현재까지 29개 농장에서 기준치 이상의 살충제가 검출돼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고 밝히며 농장을 공개했다.

하지만 농식품부가 공개한 농장 명단에는 전날(16일)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유통과정에서 적발한 전남 나주의 '정화농장'(13정화)과 충남 천안의 '시온농장'(11시온) 등 2곳 농장이 빠져 있었다.

농식품부의 한 관계자는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이 집계를 할 때 식약처가 적발한 기준을 포함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전날 이낙연 국무총리에게 "이번 살충제 농장 파동의 주무부처가 농식품부와 식약처로 이원화돼 중복 발표가 되는 상황"이라며 "총리가 범정부 종합관리를 하고 현재 진행되고 있는 전수조사 결과를 국민에 소상히 알리고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해달라"고 당부했지만 여전히 서로의 기준을 인정하지 않는 등 계속해서 엇박자를 내고 있는 모양새다.

이번 사태가 발생한 지 나흘이나 됐지만 농장별로 나온 살충제 숫자도 오락가락하며 허둥대는 모습도 보였다. 정부는 이날 조금의 성분이라도 검출되면 부적합 농장으로 판명되는 피프로닐 검출 농장이 처음에 7곳이라고 발표했다가 브리핑 중간에 8곳으로 변경했다. 그러다 한시간 반 뒤에 다시 6곳이라고 수정했다.

가장 큰 실수는 살충제 부적합 농장 명단 공개에서 터졌다. 당초 부적합 농장 29곳을 공개한 뒤 몇 시간 뒤 10곳이 잘못됐다고 수정했다. 하지만 이미 언론을 통해 농장명이 다 공개된 뒤였다.

여기에 최종 수정본이라고 배포한 자료에서조차 이번 살충제 달걀 사태에서 처음 적발된 경기도 광주 농장은 아예 빠져 있었다. 이 사실도 자체적으로는 모르고 있다가 취재진이 지적하자 수정을 반복했다.

정부의 명단 공개를 보고 부적합 판정을 받은 것으로 오해해 취재진이 광주광역시의 한 농장에 찾아가자 농장주는 "우리는 아직 정확한 통보를 받지 못했다"며 "부적합 판정을 받지 않고 현재 검사중"이라고 당황해했다.

부적합 판정을 받지 않았는데도 정부의 잘못된 정보 제공으로 엉뚱하게 피해를 본 농가가 생긴 것이다.

허태웅 농식품부 식품산업정책실장은 "농관원에서 잘못된 명단을 보내 집계하는 과정에서 오류가 발생했다"며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주무부처 장관과 소통이 되지 않는 모습도 보였다.

김영록 농식품부 장관은 이날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현안보고에서 "산란계 농가 전수조사에서 일부 표본에 문제가 있어 121곳에 대해 재검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번 사태를 총괄하는 허 실장은 오후 브리핑에서 이를 확인하는 기자들의 질문에 "정확하게 지침을 받은 게 없어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