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돌아오는 기관자금, 기관따라 투자해볼까

기관 투자금이 코스피 시장에 돌아오고 있다. 올 상반기 코스피 강세에도 불구하고 순매도로 일관하던 기관이 최근 외국인의 차익실현 매물을 흡수하면서 3조원 넘는 자금을 투입했다. 이에 따라 코스피 조정 국면 이후 반등을 노리는 투자자들에게 기관의 움직임이 일종의 '지표'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기관 투자자는 최근 한 달간 코스피 시장에서 3조3757억원 어치를 순매수했다. 기관이 3조원 넘게 순매수를 보인 것은 지난해 1월 이후 20개월여만이다. 같은 기간 외국인은 3조1399억원 어치를 매도했다.


외국인은 지난달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FRB) 자산축소 기조 확인 이후 한국 시장에서 투자금을 회수했다. 여기에 상장사 실적 고점 논란과 정부 세제개편안 등이 나오며 코스피 지수는 8개월 연속 상승을 마치고 조정 국면에 접어들었다.

조정기간 동안 외국인은 IT(정보기술) 대형주를 중심으로 차익실현 매물을 내놨고, 이들 상당수를 기관이 흡수했다.

기관 순매수세는 국내 주식형 펀드순자산 규모 증가로도 확인 가능하다. 지난 18일 기준 투자일임을 제외한 국내 주식형펀드 순자산총액은 53조7020억원이다. 18일 코스피 종가(2358.37)와 비슷한 지수를 기록한 6월7일 52조3391억원과 비교하면 1조3629억원(2.6%) 늘어났다.


시가총액 대비 기관 투자금이 몰린 업종을 살펴보면 최근 한달 동안 기관투자자들은 호텔·레저와 전자·부품, 화학, 자동차부품 순으로 순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종 대표 종목으로는 현대위아 (57,500원 ▼600 -1.03%)와 대한유화 (125,400원 ▼2,200 -1.72%), 호텔신라 (57,300원 ▲300 +0.53%), LG이노텍 (213,500원 ▲1,000 +0.47%) 등이 꼽혔다.

호텔·레저와 자동차부품 업종은 올해 3월초 중국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조치 이후 업황 바닥확인에 대한 기대를, 전자·부품과 화학 업종은 3분기 이후 실적성장 가능성과 저평가 매력을 높이 산 것으로 풀이된다.

기관 순매수세를 탄 종목들은 시장 대비 높은 수익률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종가 기준 현대위아는 지난달 24일 종가 대비 9.7% 올랐고, 대한유화는 9.5% 상승했다. 호텔신라와 LG이노텍도 각각 6.1%, 3.3%씩 주가가 올랐다. 코스피 지수가 3.5% 하락세를 보이고 자동차·여행 업황이 부진한 가운데서도 투자 수익을 냈다.

김승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매매성과를 측정하면 기관 매수 종목이 외국인 매수 종목보다 결과가 좋다"며 "월평균 1조원씩 유출되던 주식형펀드에 6월 이후 1조3000억원이 순유입된 점을 고려할 때 기관 매매를 챙겨볼 시점"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