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철 '레밍 막말' 한 달…도의원 사퇴는?

물난리 속 외유성 해외 연수를 떠났다 귀국한 김학철 충북도의회 의원이 지난달 23일 충북도청 대회의실에서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다. 김 의원은 국민을 레밍(집단 자살 나그네쥐)으로 비유해 국민적 공분을 샀다. /사진=뉴스1

한달 전 국민들을 레밍(설치류·집단 자살 나그네쥐)에 빗대 논란이 불거졌던 김학철 충북도의원(47·충주1)이 그간 시민단체들의 사퇴 압박에도 여전히 도의원직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유한국당에서 제명됐고 상임위원장 직함도 내놨지만 도의원 사퇴의 뜻은 아직까지 밝힌 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김 의원과 함께 지난달 물난리가 난 충북도를 외면하고 외유성 출장을 떠났다 돌아온 뒤 의원직 사퇴의 뜻을 밝혔던 최병윤 더불어민주당 의원(56·음성1)은 오는 29일 충북도의회 본회의에서 사퇴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최 의원의 사퇴가 가결될 경우 김 의원에 대한 사퇴 압박이 다시금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22일 충북도의회에 따르면 김 의원은 도의원직 관련해서는 아직까지 뚜렷하게 거취 표명을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오는 29일 충북도의회 본회의 안건 중에서도 김 의원의 거취와 관련된 것은 이날 현재까지 접수된 것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충북도의회 관계자는 "김 의원의 거취 관련된 부분은 (논란이 불거진 이후부터) 아직까지 이야기가 나온 것이 없다"고 말했다. 행정문화위원장 직함을 내놓은 뒤 상임위원회를 어디로 옮길지에 대해서도 "정해지지 않은 상태"라고 덧붙였다.

김 의원 스스로도 도의원직을 유지할지, 사퇴할지에 대해선 논란이 불거진 지 한 달이 지났음에도 표명한 바 없다. 지난달 28일 행정문화위원장에서 물러났고, 자유한국당에서 제명된 뒤 "부당하다"며 지난 2일 재심을 신청한 상태다. 충북도의원직 관련 거취 의사를 확인하기 위해 22일 충북도의회 김 의원 사무실에 연락을 시도했지만 닿지 않았다.

최악의 물난리 속 유럽 해외연수를 떠나 국민적 공분을 샀던 최병윤 충북도의원이 지난달 25일 충북도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의원직을 자진 사퇴 의사를 밝힌 뒤 고개숙여 인사하고 있다. /사진=뉴스1

김 의원과 함께 유럽 연수를 다녀온 최병윤 의원의 사퇴 여부는 오는 29일 충북도의회 본회의에서 결정된다. 충북도의회 관계자는 "과반수 출석에 과반수 찬성이 될 경우 최 의원의 사퇴가 확정된다"고 말했다. 최 의원은 지난달 27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수해현장에 가서 수해민들을 만나니 너무 잘못했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사퇴를 결정하게 된 이유를 밝힌 바 있다.


충북도의회 본회의에서 최 의원의 사퇴가 가결되면 김 의원에 대한 사퇴 압박이 다시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물난리 속 외유성 출장을 갔다왔다는 이유로 동료 의원이 사퇴하는데, 김 의원은 막말 논란까지 더해졌음에도 도의원직을 유지한다는 비판이 나올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애국국민운동대연합이 지난 8일 충북도의회에서 김학철 충북도의원의 사퇴를 촉구하며 행정문화전문위원실 앞에 쥐덫을 설치하고 있다. /사진=뉴스1

충북지역 시민단체들은 김 의원의 사퇴를 지속적으로 요구하며 집회까지 예고한 상태다. 충북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는 오는 28~29일 충북도의회 회기에 맞춰 김 의원과 박봉순·박한범 의원 등 도의원 3명의 사퇴를 촉구하는 집회를 계획 중이다.

이와 별개로 외유성 출장을 떠난 충북도의원들의 경찰 수사도 진행 중이다. 애국국민운동대연합 오천도 대표 등 3명은 지난 2일 김학철·박봉순·박한범 의원을 직무유기 혐의로 서울구로경찰서에 고발하고, 이중 김 의원은 모욕 혐의를 추가해 고발했다. 오 대표 등은 고발장에서 "국민이 분노하는 상황에서 설치류에 빗댄 발언을 한 도의원의 자세는 잘못됐다"며 사유를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