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 12일 자구안…'중국 공장·뉴머니·구조조정 협조 관건'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지난 6월 한국관광공사 주최 행사장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사진=뉴스1

금호타이어 (6,500원 ▼110 -1.66%) 채권단이 요구한 경영 정상화 자구안 제출일이 12일로 다가온 가운데, 자구안의 핵심은 △중국 사업 구조조정 △'뉴머니'(New Money·새로운 유동성) 조달 방안 △금호타이어 구조조정에 대한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협조 여부가 관건인 것으로 알려졌다.

11일 채권단 관계자는 "자구안에 담겨야 할 핵심은 중국 사업의 구조조정 방안, 뉴머니 규모 및 조달방안, 박 회장의 금호타이어 구조조정에 대한 협조 등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박 회장의 자구안과 채권단의 구조조정(자율협약, 워크아웃 등) 방안을 놓고 비교·검토해 봐야 향후 처리 방안을 결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금호타이어는 11일 자구안을 최종 확정하고 12일 채권단에 제출할 예정이다. 박 회장은 11일 서울 광화문 본사 사옥에서 기자들과 만나 "금호타이어 기획팀에서 자구안을 기획하고 있으며, 내일이면 채권단 측에 자구안이 전달될 것"이라고 밝혔다.

◇"핵심은 중국 사업 정리, 빚 상환"=이번 자구안의 핵심은 '금호타이어 중국 공장 처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 사업 정리의 핵심은 공장 매각과 함께 3160억원에 달하는 현지은행 차입금 상환이다.

업계 관계자는 "금호타이어 전체 매각 가격이 8000억원 이하로 떨어져 중국 공장 3개 설비, 기술력, 네트워크를 다 넘겨도 매각 금액에 큰 기대를 못할 것"이라며 "현지은행 빚만 3160억인데, 중국 공장을 3160억에 팔아도 빚 갚으면 끝"이라고 전했다.

이날 금융·산업계에 따르면, 금호타이어 남경·천진·장춘 공장과 상해판매법인의 전체 차입금은 7660억원 규모로 파악된다. 중국 현지은행에서 빌린 3160억원과 채권은행에 진 약 4500억원(4억 달러)의 빚을 합한 금액이다.

이와 관련 박 회장은 지난 6일 기자들과 만나 "중국 사업은 합작을 할 수 있고, (매각 등) 여러 가지 방법이 있으나 우선 상대가 있어야 한다"며 "(중국 여신상황 압박 등에 대해서는) 정상화안을 제시하고 잘 설득하겠다"고 말했다.

◇채권단 "7월 자구안 내용 반복 안할 듯…'뉴머니' 필요"=산업계에서는 당장 이달 말 만기가 돌아오는 1조3000억원의 상환 계획이 자구안의 핵심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채권단이 금호타이어에 자구안을 요청한 것도 만기연장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서다.

지난 7월 자구안 내용은 한번 거절당했다는 점에서 이번에 반복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박 회장은 지난 7월 금호타이어 매각 무산을 전제로 △유상증자 2000억원(계열사 1000억원·외부 투자자 1000억원) △대우건설 보유 지분(4.4%) 매각(약 1300억원) △중국 공장 매각(1000억~4000억원) 등 최대 7300억원 규모의 유동성을 확보하겠다고 채권단에 제안했으나 거부당했다.

유증으로 박 회장이 금호타이어 지분을 확보하면 '알박기'가 될 수 있는 데다, 대우건설 지분은 채권단에 담보로 잡혀 있어 매각 자체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중국 법인의 빚(7660억원)을 갚고 1000억~4000억원을 확보하려면 중국 공장 3개를 최소 8000억~9000억원 대에 팔겠다는 얘기인데 현실성도 없었다는 평가다.

이 때문에 채권단은 박 회장 측이 기존 안을 뛰어넘는 새로운 유동성 대책(뉴머니)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노조 반대를 의식해 금호타이어 인력에 대한 대규모 구조조정안은 당장 자구안에는 못 담을 것으로 알려졌다.

금호타이어 채권단은 지난 5일 중국 더블스타와 매각협상 결렬을 선언하면서 금호타이어 경영진에 실효성 있는 자구계획을 12일까지 제출하라고 통보했다. 채권단은 금호타이어가 제출한 안이 미흡한 것으로 판단하면 경영진에 대한 해임절차에 나설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