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신동빈 명예훼손' 민유성 前산업은행장 벌금형 확정

머니투데이

양성희 기자

민유성 전 산업은행장/사진=뉴스1

롯데가(家) 경영권 분쟁 당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아버지인 신격호 롯데 총괄회장을 감금한 것처럼 말을 지어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민유성 전 산업은행장(63)에게 유죄가 확정됐다. 대법원 2부(주심 권순일 대법관)는 21일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민 전 행장에 대해 벌금 5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민 전 행장은 2015년 신 회장의 형인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의 경영권 복귀를 도울 목적으로 SDJ코퍼레이션 고문을 맡았다. 민 전 행장은 그해 10월 신 회장이 마치 아버지를 롯데호텔 34층에 위치한 신 총괄회장 집무실에 불법감금한 것처럼 언론에 전달했다가 재판을 받게 됐다.

그는 당시 한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신 총괄회장은 연금당한 상태나 다름 없다" "신 회장이 집무실을 통제하고 있다" "신 총괄회장이 자신이 쓰는 집무실에 CCTV를 설치했겠는가. 이는 감금에 준하는 수준" 등의 발언을 했다. 하지만 CCTV는 신 총괄회장의 지시에 따라 이전부터 설치됐던 것이고 신 회장이 출입을 막은 사실도 없었다.

이에 대해 1심은 "증거에 따라 진위여부를 충분히 증명할 수 있는데도 민 전 행장은 구체적인 표현을 통해 허위사실을 언급했다"며 명예훼손 혐의를 유죄로 봤다. 아울러 허위사실 유포로 롯데호텔 이미지에 타격이 있었다며 업무방해 혐의도 유죄로 인정했다.

2심은 신 회장에 대한 명예훼손 혐의는 1심과 마찬가지로 유죄로 판단했지만 법인의 업무를 방해한 사실은 인정하지 않았다. 영업활동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민 전 행장 발언으로 신 회장이 입은 손해의 내용과 정도가 가볍지 않다"며 1심이 정한 벌금 500만원의 선고가 적당하다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