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 오늘 총선…'4연임' 유력 메르켈 연정 파트너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총선을 하루 앞둔 23일(현지시간) 독일 북부 발트해에 있는 뤼겐섬의 라우터바흐시에서 연설하고 있다./AFPBBNews=뉴스1

독일이 24일(현지시간) 총선을 치른다. 이변이 없는 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이번 선거로 4번째 임기를 맞을 전망이다. 자신의 정치 스승인 헬무트 콜 전 총리와 함께 독일에서 가장 긴 16년 집권 기록을 세우게 되는 셈이다.

선거 결과는 뻔할지 몰라도 메르켈 총리가 연정을 어떻게 구성하느냐에 따라 독일을 넘어 유로존, 유럽연합(EU) 정치 지형에 큰 변화가 일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최신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메르켈이 이끄는 기독민주당(CDU)-기독사회당(CSU) 연합이 40%에 조금 못 미치는 지지율로 사회민주당(SPD)을 약 15%포인트 차이로 앞설 전망이다. 다만 CDU·CSU연합의 단독 집권이 여의치 않아 연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연정이 어떻게 구성되느냐에 따라 향후 4년간 EU 통합, 난민, 사회 불평등 문제 등에 대한 독일의 정치 행보가 결정될 것으로 본다.

카르스텐 브르제스키 ING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23일 마켓워치에 "독일의 어떤 새 정부도 친EU 성향을 띠겠지만 각 정치세력이 원하는 유로존 체제 재편 방식에 큰 차이가 존재한다"고 말했다.


메르켈 정부는 유로존 재정위기에 맞서 EU 통합 강화를 추진했다. 이 과정에서 단일 재무장관, 예산 통합과 같은 구상이 나왔다. 문제는 이번 선거에서 SPD에 이어 3위 경쟁을 벌이고 있는 '독일을 위한 대안'(AfD), 자유민주당(FDP), 좌파당, 녹색당 등이 EU 통합을 강화하는 데 대해 부정적이라는 점이다. 한 예로 자유민주당은 통합을 강화할 게 아니라 기존 체제에서 재정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CDU·CSU연합이 SPD와 대연정을 유지하는 걸 가장 유력한 시나리오로 본다.

3위 경쟁에서는 반이슬람 성향의 극우정당 AfD가 가장 주목받는다. 메르켈 총리의 난민포용 정책에 반발해온 집단이다. AfD는 이번 선거로 독일 연방 의회에 처음 진출할 전망이다. 의회에 입성하려면 득표율이 5% 이상이어야 하는데 AfD는 10%가 넘는 지지율을 기록 중이다.

마켓워치는 메르켈의 연정 파트너가 누가 되든 금융시장이 단기적으로 크게 반응하지 않을 것으로 봤다. 다만 중장기적으로는 유럽 채권시장과 유로화 환율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연정 파트너가 차기 재무장관과 유럽중앙은행(ECB) 총재 인선에 깊게 관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가장 주목받는 인물이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재무장관이다. 그는 차기 EU 집행위원장이나 유럽중앙은행(ECB) 총재, 새로 만들어질지 모르는 유로존 재무장관 후보로 거론된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와 장 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의 임기는 2019년 10월에 끝난다. 통화정책 강경파(매파)인 쇼이블레가 재무장관직에서 내려와 ECB를 장악하면 통화긴축에 속도를 낼 공산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