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수 대법원, '통상임금 논란' 매듭 지을까?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 사진=뉴스1

김명수 차기 대법원장(58·사법연수원 15기)이 자신이 이끌 대법원 전원합의체를 통해 통상임금에 대한 논란을 매듭지을지 주목된다. 핵심은 '신의성실의 원칙'(신의칙)에 대해 대법원이 어떤 기준을 제시하느냐다. 통상임금은 근로자에게 정기적이고 일률적으로 지급되는 급여로, 각종 수당을 산정하는 기준이 된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인천 시영운수 운전기사들이 제기한 통상임금 소송 사건을 2015년 10월 넘겨받은 뒤 아직까지 결론을 내지 않고 있다. 운전기사들은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시키고 그에 따라 수당을 계산해달라고 주장하고 있다. 사측은 운전기사들의 요구가 신의칙에 어긋난다고 맞서고 있다.


신의칙은 전원합의체가 2013년 12월 갑을오토텍의 통상임금 사건을 통해 제시한 기준이다. 이 사건에서 전원합의체는 정기상여금은 통상임금에 포함되며 과거 노사가 상여금을 통상임금에서 제외하기로 했더라도 근로기준법 위반이라 무효라고 판결했다.

다만 예외 기준으로 신의칙을 내세웠다. 당시 전원합의체는 "사측에 중대한 경영상의 어려움을 초래하거나 기업의 존립을 위태롭게 한다면 이는 결국 근로자 측에까지 피해가 미쳐 어느 쪽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 결과를 가져온다"며 "이와 같은 경우 근로자 측의 청구는 신의칙에 위배돼 받아들일 수 없다"고 판시했다.

이 신의칙을 둘러싸고 하급심에서 통상임금 사건의 승패가 엇갈렸다. 기아자동차는 최근 노동자 2만7424명을 상대로 한 통상임금 소송의 1심에서 패해 4223억원을 추가로 부담하게 됐다. 재판부는 기아차가 그간 주지 않았던 임금을 지급해도 중대한 경영 위기에 빠지지는 않을 거라고 판단했다. 그러나 금호타이어 노동자가 같은 취지로 제기한 소송에서 2심 재판부는 1심을 뒤집고 사측 손을 들어줬다. 노동자들의 요구를 들어줬다간 금호타이어의 존립이 위태로울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이에 사회의 갈등을 최종적으로 종결할 책임은 진 대법원이 신의칙의 기준을 명확하게 세워줘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법조계는 전원합의체가 인천 시영운수 사건을 통해 신의칙상 중대한 경영 위기의 기준은 무엇인지, 신의칙의 적용 기준은 어디까지인지 등에 대한 기준을 다시 제시해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 법조인은 "신의칙에 대한 혼란과 왜곡을 막기 위해선 시영운수 사건에 대한 대법원의 심속한 심리·판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