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국내 최대 큰손인 국민연금 주거래은행에 선정

자산 590조원의 기금을 운용하는 국민연금공단의 주거래은행에 우리은행이 선정됐다.10년간 국민연금 주거래은행을 유지해온 신한은행은 아쉽게 탈락했다.

16일 금융권과 국민연금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이날 전북 전주에서 열린 국민연금 주거래은행 경쟁입찰에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우리은행은 국민연금과 주거래은행과 관련한 세부 사항을 조율해 최종 협상에 들어갈 계획이다.


우리은행은 자금 결제, 입출금, 국고 납부, 일일 예치금 관리 등 국민연금기금 운용에 관한 업무와 국민연금 보험료 수납, 임직원 급여 지급, 급여지급계좌 설치 등의 업무를 맡게된다. 계약 기간은 내년 3월부터 2021년 3월까지 3년이고 이후엔 1년 단위 평가를 거쳐 2회 연장해 최대 5년까지 가능하다.

국민연금의 주거래은행은 2007년부터 신한은행이 10년간 맡아왔다. 우리은행은 2007년 경쟁입찰 당시 2순위 협상대상자에 선정됐다. 1순위였던 KB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이 모두 IT(정보기술) 시스템 구축 등 제반 비용을 놓고 국민연금과 최종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서 3순위였던 신한은행이 주거래은행에 선정됐다.

우리은행은 국민연금 주거래은행에 선정되면서 세계 3대 연기금의 주거래은행이라는 타이틀을 획득할 수 있게 됐다. 국민연금의 기금 규모는 지난 5월 기준 590조원으로 세계 3위이며 2020년에 847조원까지 늘어날 전망된다. 국민연금의 주거래은행이 되면 마케팅 효과와 대외 신뢰도 향상을 노릴 수 있다.


우리은행은 국민연금 주거래은행이 되면서 기관 영업의 강자라는 이미지를 제고했다는 데도 의미가 있다. 우리은행은 이광구 행장의 적극적인 주문아래 일찌감치 태스크포스(TF)를 꾸리고 전략을 세웠다.

이광구 우리은행장은 "국내 최대 연기금의 금고 역할을 맡게 되어 임직원 모두 기뻐하고 있다"며 "시중은행 최초로 기관고객본부를 만들어 189개 공공기관 및 102년 동안 서울시의 주거래은행을 맡고 있는 노하우를 바탕으로 향후 계약기간 동안 국민연금과 함께 자금을 효율적으로 관리해서 국민의 행복한 노후를 위해 적극 협조하겠다"고 말했다.

금융업계 한 관계자는 "이날 프레젠테이션에 이 행장이 직접 참여하는 등 우리은행은 국민연금 주거래은행 경쟁입찰을 오래 전부터 전사적으로 준비해 왔다"며 "국민연금 주거래은행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되면서 기관 영업에서 영업력을 보여줬다고 생각한"고 말했다.

이날 프레젠테이션에는 이 행장을 외에도 윤종구 KB금융 회장 겸 KB국민은행장, 허인 KB국민은행장 내정자, 위성호 신한은행장 등 CEO(최고경영자)들이 총출동하며 총력을 쏟았지만 아쉽게 고배를 마셨다. 함영주 KEB하나은행장은 미국 출장으로 프리젠테이션에 참석하지 못했다.

한편, 국민연금은 조만간 주식자산, 채권자산, 대체투자자산에 대한 수탁업무 수행 은행을 선정할 계획이다. 현재 신한은행, KEB하나은행, KB국민은행, 우리은행 등이 수탁은행 입찰에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