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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개는 안 물어요"?…사람 물려도 처벌은 고작

[the L] [Law&Life-사고치는 반려동물 ①] "개는 개일 뿐…주인의 의무·책임 교육 필요"

머니투데이 박보희 기자 |입력 : 2017.10.21 05:02|조회 : 40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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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개는 안 물어요"?…사람 물려도 처벌은 고작

#지난 8월 서울중앙지법에서 A씨의 국민참여재판이 열렸다. A씨의 혐의는 살인미수. 사건은 B씨의 애완견이 아파트 엘리베이터에서 A씨의 정강이를 물면서 시작됐다. A씨가 B씨의 개를 뿌리치면서 내동댕이치자 B씨는 자신의 개를 던졌다고 항의하며 둘의 갈등이 시작됐다. 이후 B씨의 개가 짖는 소리를 참다못한 A씨는 B씨의 집으로 쫓아올라갔다. 둘의 다툼은 몸싸움으로 번졌고, B씨는 A씨가 자신을 15층 아파트 난간 밖으로 던져 죽이려 했다고 주장했다. 재판에선 B씨가 그동안 반려견 문제로 다른 주민들과도 불화가 많았던 점, A씨의 체구가 왜소해 B씨를 들어 던질 수 없다는 점 등이 고려돼 무죄가 선고됐다.

#지난해 경기도 용인에서 70대 노인이 이웃이 키우던 개에 물려 다리와 왼손가락 일부가 절단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웃 집 앞을 지나던 노인은 갑자기 달려든 핏불테리어에게 신체 곳곳을 물어뜯겨 전치 16주에 이르는 부상을 당했다. 중과실치상 혐의로 재판을 받은 개 주인은 금고 1년6개월을 선고받아 법정 구속됐다. 재판부는 "상대를 한번 물면 놓지 않거나 죽을 때까지 싸우는 근성을 가진 개를 키울 때 주인은 개가 다른 사람이나 동물을 공격하지 못하도록 할 주의 의무가 있는데 이를 태만히 했다"며 이같이 선고했다.

지난해 7월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는 1000만명에 달한다. 반려동물 인구가 늘면서 이를 둘러싼 갈등도 함께 늘고 있다. 반려견이 짖는 소리나 목줄 착용 등 반려견 관리를 두고 생긴 이웃간 갈등부터 물림 사고로 치명적인 상처을 입는 사고까지 분쟁의 종류도 다양해지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반려견 물림 사고는 2013년 616명에서 지난해 1019건으로 3년만에 65% 가량 늘었다. 올해 6월까지 벌써 766건이 접수됐다. 문제는 분쟁 건수가 늘고 분쟁 종류도 다양해지고 있지만, 이를 해결할 법적 기준은 여전히 과거에 머물러 있다는 점있다.

◇법 어겨도 과태료 50만원 이하

동물보호법에 따르면 모든 반려견은 외출시 다른 사람에게 위해를 끼치거나 혐오감을 주지 않는 범위의 길이로 조절이 가능한 목줄을 착용해야 한다. 또 덩치가 큰 대형견이나 도살견과 같이 공격성이 강한 개와 외출을 할 때는 목줄과 함께 입마개를 착용해야 한다. 이를 어기면 50만원 이하의 과태료에 처해질 수 있다.

실제 목줄과 입마개를 해야 한다는 규정만 지켜도 피해자가 치명적인 부상으로까지 이어지는 것은 막을 수 있다. 문제는 이같은 규정이 있어도 제대로 지키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목줄이나 입마개를 하지 않고 외출을 해도 적발돼 과태료 처분을 받는 경우는 많지 않다.

적발이 된다고 해도 목줄을 매지 않았을 경우 과태료 5만원, 입마개를 하지 않았을 땐 과태료 10만원 정도에 그친다.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실제 지난 10일 대구에서 산책나온 사냥개가 행인을 공격해 상처를 입힌 사건 당시 사냥개는 목줄도 입마개도 착용하지 않은 상태였다.

안전규정을 지키지 않아 사람이 다쳐도 견주는 대부분 과실치상(과실로 사람의 신체를 상하게 함) 혐의가 적용돼 500만원 이하의 벌금 정도에 그친다. 타인의 반려견 때문에 다친 피해자가 견주에게 치료비나 위자료 등을 받아내기도 쉽지 않다.

2007년 부산에서는 목줄을 하지 않은 개가 엘리베이터에서 갑자기 뛰어나와 놀라 도망가던 주민이 넘어져 엉덩이뼈가 부러진 사건이 있었다. 당시 견주는 치료비 지급을 거절했고, 피해자는 1년이 넘는 손해배상청구 소송 끝에야 치료비와 위자료 등을 받아낼 수 있었다.

◇반려동물 보호자도 펫티켓(펫+에티켓) 교육 받아야

전문가들은 실효성있는 법안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안전장치 등 관련 규정을 지키지 않았을 경우 처벌을 강화해 '지키나 마나 한 법'이 아니라 '어기면 안되는 법'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얘기다. 법무법인 한울의 권유림 변호사는 "동물등록제, 안전장치 규정 등이 있지만 지키지 않는 것이 문제"라며 "있는 규정이라도 제대로 지켜져야 한다. 실제 부과되는 과태료 수준을 높이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반려동물 주인들의 인식 변화라고 전문가들을 강조했다. "우리 개는 물지 않는다"는 안일한 생각이 사고를 키운다는 지적이다. 반려동물이 타인에게 공포감이나 불쾌감, 소음 등을 유발하지 않도록 훈련시키는 한편 반려동물을 키우는 보호자 역시 의무적으로 '펫티켓'(펫+에티켓) 등에 대한 교육을 받도록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권 변호사는 "개는 사람이 아닌 개일 뿐이기 때문에 견주의 의무와 책임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대형견주들의 교육을 의무화하고, 대형견 판매업자나 분양업자들에 대한 관리를 철저히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최근 맹견의 종류를 늘리는 취지의 법 개정안이 발의됐는데 사고 발생 여부는 개의 종류보다 개의 본능이 어떻게 관리됐느냐에 따른다"며 "개의 종류보다 크기로 분류해 안정규정을 만들고 대형견을 위한 공간과 장소를 마련해 함께 공격 본능을 해소하면서 어울려 살 수 있도록 해주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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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 로그인DamnNk  | 2017.10.22 21:25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사상, 즉 개에게 사람을 물라고 명령하지는 않았어도 개가 사람을 물 수 있다는 것을 충분히 알면서도 목줄과 입마개를 채우지 않아서 일어난 사고는 고의성이 충분한 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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