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증시 따라 글로벌 증시도 '활활' 타오른다

미국 뉴욕증시에만 훈풍이 부는 건 아니다. 선진국과 신흥국을 가리지 않고 세계의 주요 증시 대부분이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경기 회복과 기업 실적 향상으로 인한 위험자산 선호 현상이 글로벌 증시를 밀어 올리고 있다.

19일 블룸버그 자료에 따르면 모건스탠리 캐피털 인터내셔널(MSCI) 세계지수는 지난 18일 종가기준 495.66을 기록했다. 1년 전보다 20%가량 오른 수치다. MSCI 세계지수는 이미 세계 금융위기 발생 직전인 2007년 말의 전고점을 훌쩍 넘어섰다.


업종별로는 IT(정보통신) 분야가 가장 많이 올랐다. MSCI IT 지수는 최근 6개월 14.8% 올랐다. 상승률 1위다. IT 제품의 기초가 되는 소재 분야가 11.6%로 2위를 기록했다. 이밖에 금융, 의료, 산업재, 유틸리티(전력·수도) 등이 강세를 나타냈다.

선진국보다는 신흥국 증시가 더욱 뜨겁다. 인도 센섹스30지수는 올해 들어 이달 현재까지 22% 넘게 올랐다. 대만 가권지수와 한국 코스피도 연초대비 각각 16%, 22%의 상승률을 나타냈다.

일본 증시는 이날까지 13거래일 연속 상승하면서 1988년 2월 이후 약 30년 만에 가장 긴 상승세를 나타냈다.


닛케이225지수는 전날보다 0.4% 뛴 2만1448.52로 장을 마쳤다. 장중 심리적 저항선인 2만1500선을 거의 21년 만에 돌파했지만, 차익 매물이 나오며 상승 폭을 제한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다른 주요 증시와 비교하면 일본 증시는 아직 저평가 상태"라며 "오는 22일 시행되는 중의원선거에서 아베 신조 정권의 승리가 점쳐지면서 아베노믹스 지속과 기업 실적 개선 기대감이 상승의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증시는 이날 하락 마감했지만,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 중이다. 상하이종합지수는 연초대비 8.5% 올랐다. CSI300지수는 19% 가까이 상승했다. 홍콩 항셍지수는 29% 이상 급등했다.

중국 증시 호황의 배경에는 기업의 실적 향상이 자리한다. 블룸버그통신은 "올해 상반기 중국 상하이증시 상장사의 순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평균 29% 증가했다"고 전했다.

외국인 자금도 중국 증시로 몰려들고 있다. 중국 인민은행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중국 증시의 외국인 보유 비중은 8680억4000만위안(약 148조3000억원)에 달했다. 내년에는 중국 A주가 MSCI 신흥국지수에 편입되는 내년 6월에는 외국인 자금이 더 많이 유입될 전망이다.

다만 증시가 과열되면서 급락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에 따르면 현재 주요 글로벌 투자펀드의 현금자산 비율은 4.7% 정도로 최근 30개월 내 최저로 떨어졌다. 너무 많은 돈이 증시로 유입됐다는 의미다.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의 사비타 서브브라이만 투자전략가는 "사람들이 주식값이 더 오를 수 있다는 '꿈'에 부풀어 투자를 시작하고 있다"면서 "지금은 강세장이 아니며, 상승의 끝물 일 수 있어 걱정스럽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