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유·무죄 가늠자…안종범·정호성 재판 이번주 재개

(서울=뉴스1) 문창석 기자 =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 News1 이재명 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65)에 대한 연내 선고가 사실상 어려워진 가운데 그동안 해당 재판에 발이 묶였던 다른 국정농단 사건 관련자들의 재판이 3~6개월만에 이번주 진행된다. 조만간 선고가 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이들의 결과를 통해 박 전 대통령의 유·무죄 여부를 가늠해 볼 수 있을 전망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는 25일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58)과 정호성 전 대통령 부속비서관(48), 송성각 전 한국콘텐츠진흥원장(59)에 대한 재판을 각각 연다.


안 전 수석이 마지막 재판을 받은 건 지난 7월12일로 3개월여만에 다시 피고인 신분으로 법정에 서게 됐다. 정 전 비서관의 마지막 공판은 5월10일, 송 전 원장은 4월12일로 각각 5·6개월여만에 재판을 받는다.

재판부는 이들에 대한 심리를 대부분 마쳤다. 하지만 박 전 대통령과 공범 또는 관련된 혐의를 받는 만큼, 같은 결론을 내리기 위해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심리가 끝날 때까지 이들에 대한 선고를 수 개월 동안 미뤄왔다. 차은택 전 창조경제추진단장(48)과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56), 장시호씨(38) 등도 같은 이유로 선고가 미뤄졌다.

하지만 지난 16일 박 전 대통령의 변호인단이 모두 사퇴하고 재판이 기약없이 연기되면서 다음 달 구속기한이 끝나는 안 전 수석 등에 대한 선고를 더 이상 미룰 수 없게 됐다. 안 전 수석과 정 전 비서관은 다음 달 19일 밤 12시, 송 전 원장은 같은 달 26일 밤 12시에 구속기간이 만료된다.


이날 공판에서 재판부는 선고 일정 고지 등 재판 마무리 절차에 들어갈 전망이다. 재판부도 지난 달 공판에서 재판 진행이 늦어지고 있다는 점을 언급하며 "차은택씨 등의 선고를 더는 미룰 수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안 전 수석 등에 대한 선고가 내려지면 박 전 대통령의 유·무죄도 가늠해 볼 수 있을 전망이다. 실제로 재판부는 그동안 여러 차례 '일치된 결론'을 강조했다. 안 전 수석은 수첩 작성 등 '국정농단' 사태의 핵심 인물이며 정 전 비서관은 청와대 문건 유출, 차 전 단장은 KT 인사 개입과 광고 일감 청탁 등 모두 박 전 대통령의 혐의와 연결돼 있다.

재판을 거부하고 있는 박 전 대통령의 국선변호인이 이번 주 선정될지도 주목된다. 지난 19일 재판부는 "더는 늦출 수 없다"며 직권으로 국선변호인 선임 절차에 들어갔다. 하지만 변호인이 갖춰지더라도 방대한 사건기록을 파악해야 해 당분간 재판은 공전될 전망이다. 재판부는 "국선변호인이 공판 준비를 마치면 새 공판기일을 지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50)의 23일 재판에는 정재찬 전 공정거래위원장과 김학현 전 부위원장이, 25일에는 김재중 전 시장감시국장(현 한국소비자원 부원장)이 증인으로 출석한다. 검찰은 우 전 수석이 정부 비판적인 영화를 제작한 CJ E&M을 검찰에 고발하라고 요구한 혐의와 이에 반대하다 좌천된 김 전 국장 관련 의혹 등에 대해 물어볼 전망이다.

이 밖에도 24일에는 '문화계 블랙리스트' 의혹과 관련해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78)과 조윤선 전 문체부 장관(51) 등에 대한 항소심 2회 공판이 진행된다. 첫 공판에서 특검 측의 항소 이유를 들은 재판부는 이날 공판에서 피고인 측의 항소 이유 등을 들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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