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죽인 개는 안락사?…해외는 어떻게 하나

머니투데이

이영민 기자

유명 한식당 한일관의 대표 김모씨가 개에 물려 패혈증으로 사망하면서 반려견 규제 강화 목소리가 한층 더 커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사람을 죽인 개를 안락사시키는 해외 사례처럼 관련 법 제정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달 30일 한일관 공동대표 김씨는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아파트 엘리베이터에서 이웃이 기르는 프렌치불독에게 다리를 물린 엿새 뒤 패혈증 등 합병증으로 사망했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개 물림 사고 발생 건수'는 2011년 245건에서 지난해 1019건으로 해마다 늘고 있다. 올해는 8월까지 1046건으로 나타났다.

최근 반려동물의 공격에 의한 상해·사망 사고가 증가하면서 맹견 소유 규정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현재 국내법에는 목줄이나 입마개 등의 안전장치 외에 맹견을 소유하거나 관리하는 규정이 마련돼 있지 않다.

반면 영국은 맹견을 소유할 때 법원의 허가를 의무화하고 있다. 미국은 면허제를 도입해 맹견 소유를 관리한다. 독일은 '맹견의 국내 반입 및 수입제한에 관한 법률'에 따라 핏불-테리어 등 위험성이 높은 개의 자국 수입이나 반입을 금지하는 등 강도 높은 규제를 가하고 있다.

사람에게 상해를 입힌 개를 압류하거나 안락사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사람에게 상해를 입힌 개에 대한 압류나 안락사 규정은 없다.

다만 동물보호단체가 개 주인에게 해당 동물에 대한 안락사를 권하고 있으며 동물보호단체에 양도될 시 안락사 처리하는 경우가 많다. 지난 7월에는 주인을 물어 숨지게 한 경북 안동의 풍산개가 검사의 폐기 지휘에 따라 안락사됐다.

미국은 주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많은 주에서 동물이 사망의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판단될 경우 안락사한다. 동물보호단체가 해당 동물을 압류하기도 한다.

영국은 '1991 위험견법'을 통해 핏불-테리어, 도사견 등 위험견의 사육을 제한하고 이를 위반하거나 사람에게 상처를 입힌 경우 해당 개의 소유자에게 도살을 명하거나 소유권을 박탈할 수 있다.

우리나라 국회도 맹견 관리의무를 강화하는 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22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20대 국회에는 맹견관리의무 강화, 맹견에 대한 국가와 지자체의 종합 관리 계획 수립, 맹견의 어린이 보호시설 및 공공기관에 출입 제한, 맹견을 다른 등록대상 동물과 구분하는 등을 담는 동물보호법 개정안이 제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