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운증후군 원인 유전자, 자폐증도 유발”

머니투데이

류준영 기자

다운증후군을 일으키는 원인 유전자(DNA)가 자폐증도 일으킨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질환표적구조연구센터 이정수 박사, 충남대 김철희 교수/사진=생명硏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질환표적구조연구센터 이정수 박사, 충남대 김철희 교수, 미국 오거스타 대학 김형구 교수로 이뤄진 공동연구팀은 다운증후군 원인 유전자인 'DYRK1A'가 자폐증의 원인 유전자로도 작용한다는 것을 '제브라피쉬'(zebrafish) 동물모델 실험을 통해 검증했다고 27일 밝혔다.

'자폐 스펙트럼 장애'(ASD)라고도 불리는 자폐증은 사회적 소통에 어려움을 겪는 일련의 지적장애를 뜻한다.

지난 2011년 발표된 전수 역학조사 결과, 국내 7∼12세 아동의 2.64%가 ASD를 가지고 있고, 미국 내 같은 나이 아동(1%)의 2배가 넘는 것으로 조사됐다.

ASD의 원인은 아직 분명히 밝혀져 있지 않지만, 다양한 유전적·환경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유전적 요인을 찾기 위해 환자 유전체 빅데이터를 이용한 ASD 원인 유전자 발굴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이중 21번 염색체에 존재하는 다운증후군 원인유전자인 DYRK1A의 돌연변이가 ASD 환자 유전체의 대규모 염기서열 분석에서 반복적으로 관찰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ASD와의 관련성이 매우 높을 것으로 여겨져 왔다. 하지만 기존 생쥐 실험이 배아 단계에서 중단돼 DYRK1A가 생체 수준에서 어떤 기능을 하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먼저 유전자 가위를 이용, DYRK1A 유전자 기능을 억제한 제브라피쉬 녹아웃 돌연변이체를 제작했다. 제브라피시는 인간과 약 75% 이상 장기구조가 일치해 실험비용과 시간을 대폭 줄일 수 있는 영장류 대체실험동물이다.

연구팀은 제브라피쉬가 다른 개체에 강한 친밀감을 보이며 무리를 지어 이동한다는 점을 이용해 ASD 연구의 핵심인 ‘사회성’을 측정하는 새로운 검증방법을 개발, 실험에 적용했다.

그 결과, DYRK1A 유전자 기능이 떨어진 제브라피쉬는 정상개체에 비해 다른 개체에 무관심한 사회성 결여 행동을 보이는 것이 확인됐다. 전형적인 ASD 표현형을 나타낸 것이다.

이 박사는 “이번 연구성과는 ASD 환자에서 가장 빈번히 발견되는 고위험유전자 중 하나인 DYRK1A의 자폐증 관련성을 동물모델을 통해 세계 최초로 입증한 것”이라며 “개발된 자폐증 동물모델을 활용해 ASD 치료제 개발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