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ITC, 삼성 반도체 특허침해 조사 착수…4년 전 애플 분쟁 재연

머니투데이

심재현 기자

ITC 홈페이지 캡쳐.

불공정 무역행위를 조사하는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삼성전자 (78,900원 ▲1,500 +1.94%)의 미국 반도체 특허 침해 여부에 관한 조사에 착수했다.

5일 ITC에 따르면 ITC는 지난달 31일 특정 웨이퍼레벨패키징(Wafer Level Packaging) 반도체 기기와 해당 반도체가 들어간 제품에 대한 '관세법 337조' 조사를 시작했다.

관세법 337조는 미국 내 상품의 판매와 수입 관련 불공정행위에 대한 단속 규정이다. ITC는 이 조항에 따라 미국 기업이나 개인의 지적재산권을 침해한 제품의 수입금지나 판매금지를 명령할 수 있다.

☞ 'ITC, 삼성 반도체 조사…특허괴물과 2라운드 돌입' 참조

ITC는 이번 조사가 지난 9월28일 신청된 테세라의 제소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테세라는 미국의 특허관리전문업체로 삼성전자가 웨이퍼 레벨 패키징 기술과 관련된 특허 2건(특허번호 695만4001호·678만4557호)을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웨이퍼 레벨 패키징은 웨이퍼를 개별 칩 단위로 잘라 패키징하는 기존 방식과 달리 패키징을 간소화해 웨이퍼 단계에서 반도체 완제품을 만드는 기술이다. 이 기술을 적용하면 완제품의 부피가 줄어든다.

테세라는 삼성전자 갤럭시S8과 갤럭시노트8에 탑재된 전력반도체(PMIC) 칩을 특허침해 사례로 들었다. 또 이 반도체 칩 등을 포함해 이 반도체 칩이 들어간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노트북 등의 수입금지와 판매중단을 요청했다.

ITC는 조사 개시 45일 안에 조사 종결 시점 등 일정을 확정할 계획이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테세라가 삼성전자와의 특허계약이 만료되자 과도한 특허료를 요구한 것 같다"며 "특허관리전문업체의 협상전략상 유리한 고지를 확보하기 위해 ITC 등에 제소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테세라는 ITC 외에 미국 연방지방법원과 국제재판소 등에도 소송을 제기했다. ITC는 2013년 삼성전자 스마트폰 갤럭시S와 갤럭시S2, 태블릿PC 갤럭시탭 등이 애플의 특허를 침해했다고 판정하고 수입과 판매를 금지한 전례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