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證 이어 하이투자도 매각…증시 활황에 M&A 속속 매듭

하이투자증권이 DGB금융지주를 새 주인으로 맞으면서 2년 가까이 끌던 M&A(인수·합병)를 매듭지었다. 10년 넘게 매물로 나왔던 SK증권이 지난 7월 케이프투자증권측에 매각되는 등 증시 활황에 힙입어 장기 표류하던 증권사 M&A가 탄력을 받고 있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DGB금융지주는 하이투자증권 최대주주인 현대미포조선과 오는 9일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한다. DGB금융지주는 현대미포조선이 보유한 하이투자증권 지분(85.32%)과 자회사인 하이자산운용·현대선물을 합쳐 4500억원에 인수하기로 했다.


현대중공업그룹이 하이투자증권 매각을 공식화한 후 2년여만이다. 현대중공업의 지주사 전환에 따라 현대미포조선은 공정거래법상 금융 자회사를 소유할 수 없게 되면서 지난해 초 하이투자증권 매각을 추진해 왔다. IMM 프라이빗에쿼티(PE) 등이 하이투자증권 인수를 검토하기도 했으나 매각자와 인수자간 가격 괴리가 커 성사되지 못했다.

사업 다각화를 위해 증권사 인수를 원하던 DGB금융지주의 의지가 강했던데다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를 돌파하는 등 증권업의 매력이 부각돼 M&A에 우호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DGB금융지주는 최대한 빠른 시일내 M&A를 완료할 방침이다. DGB금융지주는 9일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하고 인수가의 10% 가량을 계약금으로 지불한 뒤 금융당국에 자회사 편입 승인 신청에 나설 예정이다.


자회사 편입 승인과 관련된 서류 준비와 심사를 받는데 3개월 가량 걸려 내년 3월 주주총회를 개최하면 인수 작업은 최종 마무리된다. DGB금융지주는 하이투자증권 직원을 승계하는 고용유지 조건을 걸은 만큼 인위적인 구조조정을 단행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DGB금융지주 관계자는 "앞으로 하이투자증권을 인수한 후 구체적인 경영전략 등은 PMI(인수 후 통합)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결정될 것"이라며 "하이투자증권이 금융지주 자회사로써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는데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설명했다.

SK증권에 이어 하이투자증권도 연이어 매각에 성공하면서 증권업계 M&A가 속도를 내고 있다. 올 초 경영권 매각에 실패했던 이베스트투자증권도 조만간 재매각에 나설 공산이 높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아프로서비스그룹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한 뒤 매각을 추진했으나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지난 6월 M&A를 잠정 중단했다.

한 증권사 M&A 관계자는 "이베스트투자증권은 부실자산이 거의 없고 자기매매를 통해 높은 ROE(자기자본이익률)를 거둬 투자 매력이 높은 편이라 인수를 검토해 볼 것"이라며 "몸집을 키워 IB(투자은행) 비즈니스를 강화하려는 중소형 증권사들도 합종연횡식의 M&A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