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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들고 타지 마세요"…버스 안내방송 괜찮을까

"예상치 못한 상황에 커피쏟아지면 불쾌" 안내방송 환영…"개인이 조심할 문제" 반론도

머니투데이 한지연 기자 |입력 : 2017.11.09 0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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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삽화=김현정 디자이너
/삽화=김현정 디자이너
서울시가 오는 14일부터 시내버스 안에서 음료 반입을 자제해달라는 안내방송을 실시하기로 했다. 테이크아웃 음료잔을 들고 탄 손님이 의자나 바닥에 음료를 흘린 뒤 치우지않고 내리거나, 뜨거운 음료가 옷에 튀고 화상을 입는 안전사고를 막기 위해서다. 붐비는 버스 안에서 불쾌했던 적이 있었던 시민들은 음료 반입 자제 방송을 환영하고 있다. 하지만 커피를 마시는 것도 눈치봐야 하냐며 불만의 목소리도 나온다.

8일 서울시 버스정책과 운행관리팀에 따르면 시는 최근 서울시버스운송조합에 승하차 안전사고와 관련해 '안전운행을 위한 안내방송 협조' 공문을 보냈다. 방송은 '뜨거운 음료, 냄새 등으로 타 승객에게 피해를 끼칠 염려가 있는 음식물은 차내로 갖고 타지 마시길 바란다'라는 내용이다.

버스업계는 테이크아웃 컵을 들고 승차하는 승객의 수를 하루 약 3만명으로 추산했다. 6971대(9월 기준)의 서울 시내버스 한 대 당 평균 4~5명의 승객이 컵을 들고 타는 셈이다.

지난 7~8일 기자가 서울 시내 버스 10대를 타며 승객 30명을 취재한 결과 '테이크아웃 잔을 버스에 들고 타면 안된다'는 의견이 22명으로 '음료를 버스에 들고 타도 된다'는 의견(8명)보다 3배 가까이 많았다. 하지만 '테이크 아웃 잔을 들고 타면 안된다'는 승객(22명) 중 6명은 '붐비지 않는 버스에서 화상 위험이 없는 차가운 음료를 들고 타는 것은 괜찮다'고 답했다.

◇버스에서 커피 쏟으면…"더럽고 위험해"
만원버스가 승객들로 발 디딜 틈 없다/사진=한지연기자
만원버스가 승객들로 발 디딜 틈 없다/사진=한지연기자
버스에 테이크아웃 잔을 들고 타면 안된다는 사람들은 흔들리는 버스에서 쏟아진 음료 때문에 불쾌감을 느낀 적이 있다고 말했다. 출퇴근길 버스를 이용하는 남모씨(34)는 "버스 좌석에 누군가 커피를 의자에 흥건히 흘려놓고서는 치우지도 않고 떠난 것을 본 적 있다"며 "발 디딜 틈 없는 만원 버스에서 자리가 낭비되고 커피 냄새까지 진동해 불쾌했다"고 말했다.

권현식씨(56)는 "커피잔을 들고 버스에 탔다가 쏟으면 당장 누가 치울 수 있느냐"며 안내 방송 정책을 반겼다.

커피갈등을 둘러싸고 각종 민원에 시달린다는 버스기사들도 대체로 안내 방송을 환영했다. 시내버스 기사 김모씨는 "일주일에 한 두 번씩은 꼭 음료를 쏟는 승객이 있다"며 "커피를 들고 타지 말라고 하면 '왜요?'라며 민원까지 제기하겠다는 승객들이 많았는데 방송이 나오면 이런 일이 줄어들 것"이라고 기대했다.

◇"개인이 조심할 문제…안내방송은 지나쳐"
/사진=뉴스1
/사진=뉴스1
반면 음료를 버스에 들고 타도 된다는 사람들은 안내 방송이 과한 규정이라고 지적했다. 김모씨(28)는 "커피를 산 뒤 곧장 버스가 오면 버리고 타야 하느냐"며 "버스에 커피를 쏟고 치우지 않는 일부 몰지각한 사람들 때문에 커피를 마시는 모든 사람들이 눈치를 받게 만드는 방송까지 하는 건 지나치다"고 말했다.

김세리씨(24)는 "버스에 타기 전 뚜껑이 잘 닫혀있는지 확인한 후 본인이 조심하면 된다고 생각한다"며 "뜨거운 음료가 아닌 경우까지 제재하는 것은 지나친 규제"라고 말했다.

지방자치단체 별로 마련된 시내버스운송사업 약관 '물품 등의 소지 제한'에 따르면 버스기사는 불결·악취 등 승객에게 피해를 끼치는 물품은 운송을 거절할 수 있다. 하지만 테이크아웃 컵이 이에 해당되는지는 해석의 차이가 있다. 또 안내방송은 권고일 뿐 법적 제재 효력은 없다. 이에 김씨는 "오히려 방송 때문에 '왜 커피를 못 들고 타게 하냐'며 민원을 제기하는 갈등이 늘어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정임 서울시 버스정책과 운행관리팀장은 "도로운행 사정상 버스가 급정거 하는 등 예측하지 못하는 상황이 많다"며 "뜨거운 음료로 인한 화상 위험 등 안전사고를 줄이기 위한 방송이니 서로를 위한 공중 에티켓으로 지켜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대구시는 2년 전부터 버스 내부에 '테이크아웃 컵 금지' 스티커를 부착하고 안내 방송을 하는 등 내용물이 흐를 수 있는 음료의 반입을 막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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