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진 건물에 로봇·산불 대응에 드론…재난 현장에 뛰어드는 ICT 기술들

#강진이 발생한 특별재난구역. 대규모 지진 발생 후 지속되는 여진으로 추가 파손이 우려되면서 무너진 건물에 갇힌 생존자 구조작업이 어려운 상황. 이럴 때 구조대원을 대신해 실시간 영상관제 시스템이 부착된 드론이나 재난 탐색용 로봇이 현장에 투입된다면?

지난해 경주 강진에 이어 규모 5.4급 강진이 포항 일대를 덮치면서 한반도가 더 이상 지진 등 대규모 자연재난으로부터 안전지대가 아님을 입증했다. 이를 계기로 대형 재난이나 재해 상황 시 피해복구와 인명구조 작업에 보다 신속히 대응할 수 있는 ICT(정보통신기술)기술들이 새롭게 재조명받고 있다.


수중 통신망을 구축해 해저 지각 움직임을 관측해 지진이나 쓰나미 등 자연재해 가능성을 사전에 탐지하고 무인 드론 등을 산불 감지, 진화 등에 이용하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해양 사고나 철도 사고 등 대형 재난 상황을 미리 방지하고 재난 발생 시 사람이 접근하기 어려운 현장에 출동해 정확한 상황을 탐지, 보고하고 대응하는 시스템 등도 개발되고 있다.

◇드론으로 산불 대응…SKT-강원소방본부 공공안전솔루션 도입=재난관리시스템 개발에 통신사들이 가장 적극적이다. 강원소방본부는 20일 SK텔레콤과 손잡고 공공안전솔루션을 도입키로 했다. 면적의 82%가 산림지역인 강원도 지형을 고려해 산불 진화, 인명 구조 등에 ICT를 적극 활용하기 위한 취지다.

SK텔레콤은 몸에 장착하는 특수단말기(이하 바디캠) 230대, 관제드론 4대, 실시간 영상 관제 시스템 ‘T 라이브 캐스터’를 결합한 ‘공공 안전 솔루션’을 강원소방본부에게 제공한다. 강원소방본부는 해당 장비를 특수구조단과 관할 16개 소방서에 배치하고, 소방관들이 현장에서 보내오는 영상을 기반으로 상황실에서 각 재난 상황에 대응한다.


SK텔레콤과 강원소방본부는 향후 초고속·초저지연 5G(5세대) 이동통신으로 해당 솔루션을 고도화해 재난 상황을 보다 신속히 파악하고 각종 재난 사고에 적절히 대처할 계획이다.

SK텔레콤은 공공 안전솔루션 뿐 아니라 다양한 재난 대응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예컨대 센서로 측정한 바닷속 지진파, 조류 흐름 등의 정보를 실시간으로 전송할 수 있는 수중 통신망 개발하고 있다. 수중 통신망이 구축되면 쓰나미·해저 지진 등의 재난을 미리 예측하고 대응할 수 있다. 아울러 화재경보기, IoT(사물인터넷) 망, 관리시스템을 결합한 ‘지능형 화재 감시 시스템’도 개발한 바 있다. 이 시스템은 열과 연기 등을 분석해 화재 사실을 감지하고, 화재 정보를 소방본부 종합상황실로 전달하는 솔루션이다.

최근에는 IoT를 통해 철로 온도나 차량 진동 등을 측정해 실시간 전송하는 철도 모니터링 시스템을 개발, 경부선에 적용하기도 했다. 이를 통해 자칫 사고가 발생했을 경우 대형 인명피해가 예상되는 철도 사고를 사전에 방지할 수 있게 됐다.

◇KT, ‘재난·안전 플랫폼’ 미래 먹거리로 강조=KT 역시 재난·안전 플랫폼을 5대 플랫폼 중 하나로 강조하며 공공안전통신망 구축에 나서고 있다. 이는 황창규 KT 회장 2기 경영체제에서 중점을 두고 추진하겠다고 밝힌 미래 핵심사업 중 하나다.

KT는 이미 지난 2015년 재난안전통신망 시범사업에 참여한 이후 다양한 재난 안전망 개발에 나서고 있다.지난 3월에는 재난안전망(PS-LTE) 철도통합무선망(LTE-R) 해상무선통신망(LTE-M) 기술 개발 및 검증을 통합적으로 할 수 있는 공공안전망 기술검증센터를 구축하기도 했다.

또 최근 LTE(롱텀에볼루션)과 지능형 CCTV(폐쇄회로TV)를 기반으로 한 선박 충돌방지 솔루션 ‘마린내비’와 드론과 비행선을 융합한 해상 통합 감시 장치 ‘스카이쉽’ 등을 선보이는 등 다양한 재난 대응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

해외에서도 ICT를 이용한 재난 대응 시도가 다양하게 진행되고 있다. EU(유럽연합)은 제방에 센서를 설치하고 모바일을 통해 실시간으로 홍수 위험 경보를 전달하는 ‘홍수 조기 경보 시스템’을 구축했고 일본 NTT도코모는 쓰나미를 감시하고 지각의 변화를 감지하는 시스템을 일부 기지국에 시험 장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