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배당 역송금 수요…원/달러 환율 1100원 회복

머니투데이

권혜민 기자

17일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사진=뉴시스

연일 연저점 기록을 경신해왔던 원/달러 환율이 2거래일 만에 1100원선 위로 올라섰다. 삼성전자의 3분기 배당일을 맞아 유입된 외국인들의 역송금 수요가 원/달러 환율의 상승을 이끈 것으로 풀이된다.

2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대비 3.1원 오른(원화가치 하락) 1100.6원에 마감했다. 지난 13일 이후 5거래일 만에 상승한 것이다.

전일 종가대비 0.5원 오른 1098원에 출발한 원/달러 환율은 개장 직후 하락세로 전환, 장중 1095원에 저점을 기록했다. 그러나 이내 반등을 시작해 1100원선을 회복하는 데 성공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역외 NDF 시장에서의 원/달러 1개월물 종가를 반영해 소폭 상승 출발했다.

그러나 개장 직후 아래로 방향을 돌렸다. 최근 원화 강세 분위기와 더불어 미국 세제개혁안 연내 통과 불확실성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러시아 스캔들 소식으로 달러가 약세를 보인 결과로 풀이된다.

17일(현지시간) 로버트 뮬러 러시아스캔들 특별검사가 지난 10월 중순 10여명의 트럼프캠프 관계자들에 자료 제출을 요구하는 소환장을 발부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법인세율을 현행 35%에서 20%로 인하하는 내용을 담은 세제개혁안의 연내 처리 여부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이에 같은날 뉴욕외환시장에서 주요 6개국 통화에 대한 달러가치를 보여주는 미국 달러 인덱스는 전일대비 0.3% 떨어진 93.62을 기록했다.

그러나 원/달러 환율은 1095원까지 내린 뒤 반등을 시작했다. 외환당국의 개입 경계감이 커지며 저점 결제 수요가 유입됐다. 상승세로 출발한 코스피지수가 오전 중 하락세로 전환한 영향도 작용했던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의 3분기 중간 배당일을 맞아 역송금 수요도 원/달러 환율의 1100원선 회복을 이끌었다. 삼성전자는 이날 9590억원 규모의 분기 현금배당을 실시했다. 이중 외국인의 몫은 약 5444억원이었다.

한편 원화 강세 기조에 따라 하락세를 이어가던 원/엔 재정환율도 이날 반등에 성공했다. 원/엔 환율은 전거래일 대비 7.81원 오른 100엔당 982.63원으로 980원선을 회복했다. 원/유로 환율은 1유로당 1291.39원으로 4.59원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