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포인트]원/달러 환율 하락, 시장 영향은

원/달러 환율이 23일 한때 연중 최저치를 또 경신하면서 원/달러 환율 하락이 주식시장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서울외국환시장에서 2015년5월18일(1084.0원) 이후 최저인 1086.0원으로 개장한 원/달러 환율은 반등에 성공해 오전 11시18분 현재 전일대비 0.30원(0.03%) 오른 1089.40원을 기록하고 있다.


10월 추석 연휴 이후 한국 증시 강세가 뚜렷한 가운데 원화가치 급등(원/달러 환율 하락)도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10월말 1120원을 하회한 원/달러 환율은 지난 17일 기존 지지선으로 여겨졌던 1100원선마저 내어줬다.

◇IT수출 큰 영향 없을 것… 내수경기 활성화 기대=보통 환율이 하락하면 한국 기업의 수출 경쟁력이 낮아지고 이는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의 기업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다만 국내 주식을 보유한 외국인 투자자들이 환차익을 노려 매수 규모를 키울 가능성이 높다.

시장 전문가들은 원/달러 환율 하락이 수출 기업, 특히 IT(정보기술) 관련주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으나 그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의 원/달러 환율 하락이 한국 경제의 기초체력(펀더멘털) 요인보다는 미국의 세제개편안 처리 지연과 유럽의 정치적 리스크 등 외부 요인이 더 크게 작용하고 있는 데다 글로벌 경기회복에 따른 교역확대로 국내 수출 경기가 크게 타격 받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76,700원 ▲400 +0.52%) SK하이닉스 (177,800원 ▲7,200 +4.22%) 등이 한국 수출 비중이 높은 반도체 부문에서 가격을 뛰어넘는 차별적인 경쟁력을 발휘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역사적으로도 국내 증시의 추세적 상승은 환율 상승 구간에서 관측됐다. 원/달러 환율은 결국 국내 경제의 펀더멘털을 반영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리스크가 완화되면서 움츠려 들었던 대 중국 수출이 회복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점도 국내 수출 경기에 우호적인 요인 중 하나다.

오히려 원/달러 환율 하락이 구매력을 증가시켜 부진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내수주에 활기를 줄 수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이는 내수증진과 생산성 향상으로 분배와 성장의 선순환을 기대하는 제이노믹스와 만나 본격적인 내수경기 활성화로 이어질 수 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 상무는 “양호한 수출 환경하에서 원화 강세에 따른 내수회복 기대감이 외국인 자금의 추가 유입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원화 강세가 궁극적으로 국내 경제의 펀더멘털 개선을 반영한다는 점에서 당분간 원화강세 현상을 긍정적인 시각에서 바라볼 수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은 10월 추석 연휴 이후 코스피 코스닥 시장에서 각각 4조6196억원 순매수, 6526억원을 순매수한 상태다.

◇"원/달러 환율 하락 당분간 지속"=당분간 원/달러 환율 하락이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원화 가치의 가장 큰 디스카운트 요인이라 할 수 있는 북한 리스크가 우선 수면 아래로 가라 앉은 상태이고 수출 호조로 ‘3% 경제 성장률’ 달성 가능성이 높아진 데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 확대 등이 원화가치 상승을 지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나중혁 KB증권 매크로팀장은 “11월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의사록에서 연방준비제도 위원들이 낮은 물가를 우려했는데 이는 2018년 미국의 금리인상 횟수를 낮추는 것으로 원/달러 환율 하락 지속 요인”이라며 “내년 상반기까지는 원/달러 환율의 추세적 하락에 반하는 악재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