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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리, 건배사 좀 해봐"… 송년회가 두려운 직장인

식당예약부터 건배사까지 직장인 송년회 스트레스 토로… "강압적 문화 변화해야"

머니투데이 한지연 기자 |입력 : 2017.12.11 06:15|조회 : 46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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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철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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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의 한 중견기업은 매년 연말 산악회를 갖는다. 산행 후 회식이 송년회다. 이 회사에 다니는 A씨(27)는 "등산을 좋아하는 회장이 연말이면 산악회를 추진한다"며 "산행 후 회장의 친구가 운영하는 같은 식당으로 매년 회식을 간다"고 말했다. A씨는 "지난해 말 산악회 날 연차를 썼던 직원에게 회장이 사사건건 꼬투리를 잡아 그 직원은 일년 내내 괴로워했다"며 "차라리 산행말고 일을 하고 싶다"고 토로했다.

연말 송년회가 이어지는 가운데 직장인들이 상사와 함께 하는 회식에 고충을 토로하고 있다. 본인 의사와 상관없이 송년회 분위기를 띄워야 하는 말단 직원들은 더욱 그렇다. 송년회에 어울리는 분위기 좋은 음식점을 찾아 예약하고 센스있는 건배사로 상사 비위를 맞추는 것은 기본. 음주에 원하지 않는 장기자랑까지 해야하는 경우도 많다.

10일 취업포털 잡코리아와 알바몬이 공동으로 성인남녀 1285명을 대상으로 '올해 송년회 계획'에 대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68.4%가 '올해 송년회를 계획하고 있다'고 답했다. 지난해 동일 조사 결과 53.6%보다 올해 14.8%포인트 늘었다. '송년회를 하지 않을 것'이란 대답은 7.9%에 불과했다.

사내 송년회에서 식당 예약을 담당한 사원은 몇 주 전부터 두통에 시달린다. 한 MCN 스타트업체에서 일하는 B씨(27)는 "전무가 송년회 식당 예약을 지시했는데, 소고기·해산물·찜 등 어떤 메뉴를 말해도 모두 마음에 들어하지 않았다"면서 "결국 전무가 원하는 식당으로 가게 됐다"고 말했다. B씨는 "그럴거면 애초에 전무가 식당을 예약했다면 모두가 편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건설 대기업에 근무하는 신입사원 C씨(25)는 "음식점 예약이 가장 어렵다"면서 "상사와 팀원들의 식성과 알레르기 여부를 모두 물어본 후 식당을 예약한다"고 말했다. 그는 "팀장이 '아늑하고 너무 시끄럽진 않으면서도 적당히 활기 차 송년회 분위기를 즐길 수 있는 식당, 그래도 너무 비싼 곳은 안된다'며 식당을 알아보라고 했다"고 말했다.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식당 예약을 끝냈지만 고민은 여전하다. 상사를 감동시킬 건배사를 준비해야 한다. 일부 상사들은 감흥도 재미도 없는 건배사를 하는 후배에게 따가운 눈초리를 보내기도 한다. 중소기업에 다니는 D씨(28)는 "상사가 송년회 때 '1인 1건배사'를 준비하라고 했다"며 "마음에 들지 않을 경우 마음에 들때까지 시키겠다고도 했다"고 말했다.

D씨는 "귀여운 수준을 넘어 상사에게 지나치게 아부를 떠는 건배사를 하는 선배들을 보면 마음이 씁쓸하다"고 털어놨다.

스트레스를 호소하는 사원들과 달리 일부 상사들은 송년회를 조직 화합을 위한 자리라고 여긴다. 한 중공업 대기업 부장은 "송년회는 일년간 수고했다는 의미로 팀원들을 격려하는 자리"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직장인들이 송년회 스트레스를 호소하는 현상이 구태의연한 조직문화로부터 비롯됐다고 분석했다. 고강섭 경희대 사회학과 교수는 "중장년층 상사들과 달리 대리급 이하 젊은 사원들은 공동체 문화보다 개인주의적 문화를 가지고 있다"며 "젊은 사원들의 일방적 희생을 강요하는 송년회는 오히려 감정이 틀어지는 자리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폭압적 분위기를 버리고 막내 사원들의 의사를 존중하는 송년회를 갖는 등 유연한 조직문화로 변해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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