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랜저'가 이끈 車내수시장 선방, 해외선 '사드'역풍에 후진"

'2018년형 그랜저 하이브리드'/사진제공=현대차

자동차업계는 올 초만 해도 내수 시장 비관론이 비등했지만, 그나마 '신차 효과'로 이를 극복해냈다는 평가다.

올 초 현대차그룹 글로벌경영연구소는 "대내외 불확실성 증대로 인한 국내 경제 여건 악화로 지난해에 이어 올해(2017년) 2년 연속으로 내수 판매가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었다.


그러나 지난 11월까지 내수 시장에서 판매된 승용차는 163만425대로 지난해(162만8882대)보다 소폭 증가하며 대체로 선방했다. 이 중 수입 승용차 누적 판매는 21만2660대로 3.7% 증가했다.

수입차 중에서도 고가 브랜드에 속하는 독일 메르세데스-벤츠와 BMW가 각각 점유율 30.52%, 24.84%을 차지했다. 두 브랜드가 전체 수입차 시장 절반 이상을 차지한 셈이다.

특히 올 들어 판매 호조를 보인 현대차 (247,000원 ▼3,000 -1.20%)(그랜저·코나)와 쌍용차 (6,050원 ▲50 +0.83%)(G4 렉스턴), 수입차(벤츠 E클래스, BMW 5시리즈 등)는 주력 신차들이 효자 역할을 톡톡히 하면서 외풍을 차단했다.


다만 올 들어 '철수설'에 시달린 한국지엠(GM)은 노조와의 갈등에 기대했던 '올 뉴 크루즈' 판매 부진까지 겹쳐 11월까지 누적 판매가 12만525대로 25.6% 급감하며 어려움을 겪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올해 개별소비세 인하와 노후차 구매 지원 정책이 종료되는 등 불리한 여건 속에서도 '좋은 신차들을 내놓으면 불황도 돌파할 수 있다'는 점을 여실히 보여줬다"고 말했다.

반면 국산차 업체들은 해외시장에서 극심한 고전을 겪었다. 주요 시장인 G2(미국·중국)에서 보호무역주의 기조 강화 등 대외 악재들이 터졌기 때문이다. 국산차 5개사의 11월까지 해외 누적 판매량은 603만552대로 전년에 비해 8% 감소했다.

25.1% 증가한 르노삼성을 제외하고 현대차(-8.4%), 기아차(-9.1%), 한국GM(-5.9%), 쌍용차(-27.7%) 모두 해외 판매 실적이 악화됐다.

당초 올해 연간 글로벌 판매목표를 사상 최대인 825만대로 설정했던 현대·기아차는 700만대 수준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3년 연속 연간 판매 목표치에 미달한 결과다.

이 같은 해외시장 부진으로 11월까지 국내 완성차 5개사 전체 판매량은 744만8317대로 지난해(797만5173)와 비교해 6.6% 줄었다. 12월엔 현대차 노조 파업이 2주간 지속되고 있어 마지막까지 방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내년 자동차 시장 전망도 썩 밝지만은 않다. 현대차 글로벌경영연구소는 내년 전 세계 자동차 판매가 올해보다 1.2% 증가한 9372만대일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엔저 현상이 해외시장 라이벌인 일본차 브랜드들에 유리하게 작용, 현대·기아차 수출 경쟁력에 악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내수 시장에선 금리 인상, 신차구매 관련 정책 부재, 고용 부진 등 부정 요인이 도사리고 있다.

내년 내수는 올해보다 1.1% 감소한 180만대, 미국은 1698만대(1.7%↓), 유럽 1812만대(1.5%↑), 중국 2423만대(1.3%↓), 인도 348만대(8.7%↑) 등일 것으로 연구소는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