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열린 테슬라상장 門…후속기업은 감감무소식

'카페24'가 한국거래소의 상장 심사 문턱을 통과해 국내 첫 테슬라 1호 기업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내년 2월 상장을 가정하면 제도도입 1년여 만에 1호 기업이 나온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일 한국거래소는 코스닥시장 상장위원회 심의를 거쳐 카페24의 상장예비심사를 승인했다. 10월27일 심사청구를 접수한지 한 달여 만이다. 카페24는 이달 내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공모 과정 등을 통해 내년 2월쯤 상장할 전망이다.


온라인쇼핑몰 등 전자상거래 솔루션을 제공하는 카페24는 국내에서 테슬라 상장 지원제도를 통해 상장하는 첫 사례다. 거래소가 올 초 성장성이 높은 초기 및 적자기업의 코스닥 상장을 지원하기 위해 제도를 도입한 지 1년여 만의 성과다.

카페24는 전자상거래 플랫폼을 활용한 구체적인 수익 모델 확보에 실패해 지난해 영업손실을 기록하는 등 부진을 겪었으나 사업성을 인정받아 상장에 나서게 됐다.

금융당국이 적자기업도 상장을 통해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면서 많은 신생 기업이 증권사를 찾았다. 올 초까지만 해도 3~4곳의 기업이 유력 테슬라 1호 기업으로 거론됐지만 상장의 문은 쉽사리 열리지 않았다. 현재까지 카페24 외에 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한 기업은 없다.


상장 주관사들이 테슬라 기업 발굴에 부담을 느끼고 있어 2호, 3호 기업의 탄생까지는 다소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우선 이들 기업의 사업성을 평가하고 공모가를 책정할 주관사에서 미온적인 반응을 나타내고 있다.

테슬라 제도는 주관사가 기업의 사업성을 평가해 시장 가격을 결정하는 만큼 주관사에게 공모가 유지 의무를 부과한 것이 특징이다. 투자자가 공모 청약을 통해 산 주식이 일정 가격 이하로 떨어질 경우 이를 되사야 하는 의무를 부과한 것.

상황이 이렇다 보니 자본여력이 낮은 중소형사로선 높은 위험을 감수하면서 테슬라 상장을 추진할 동력이 떨어진다.

테슬라 제도 외에 기술성 평가제도를 통해 공모가에 대한 부담 없이 적자 기업을 상장시킬 수 있는 방법이 있다는 점 역시 주관사를 고심에 빠뜨리는 요인이다. 주관사로선 풋백 옵션에 대한 부담을 차치하더라도 테슬라 제도에 적합한 기업을 찾는 데 애를 먹고 있다.

한 IPO(기업공개) 업계 관계자는 "테슬라제도 말고도 주관사에서 추천, 상장할 수 있는 방법도 있기 때문에 테슬라 제도에 적합한 기업을 찾기 어렵다"며 "당장은 적자가 나지만 장외 시장에서 높은 가격에 거래되는 회사의 경우 제도권 시장에서도 그 정도의 가치를 평가받을 수 있을지 발행사가 쉽사리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