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품수수' 이우현 노골적 버티기…"건강 회복되면 조사"(종합2보)

(서울=뉴스1) 심언기 기자 =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이우현 자유한국당 의원이 24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에서 열린 국정감사 현장 시찰에서 출국장 원형 검색대를 통과하고 있다. 2017.10.24/뉴스1 © News1 허경 기자

공천청탁 명목으로 수 억원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는 이우현 자유한국당 의원(62)이 두 차례 검찰 소환조사를 거부하며 버티기 장기전에 돌입했다.

검찰은 재차 소환을 통보하며 압박하거나 피의자 조사를 건너뛰고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강수 등을 저울질하며 고심하고 있다.


다만 최경환 의원과 마찬가지로 현역의원이란 점에서 검찰이 수사의 완급을 조절할 수도 있다. 영장을 청구해도 체포동의안 절차를 밟아야 하는데다 두 의원이 같은 한국당 소속으로 보수야당 반발이 예상된다는 점도 부담이기 때문이다.

이 의원은 이날 오전 9시30분으로 예정된 검찰 출석시간을 넘기고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이 의원은 소환통보 시간을 10여분 넘긴 뒤 변호인을 통해 짤막한 입장문만 내놨다.

이 의원측은 "신촌세브란스 심장혈관병원 중환자실에 입원 중이며 오늘 CT촬영 후 종합검토하여 다시 수술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며 "하루 이틀 걸릴 듯 하다"고 밝혔다.


이 의원측은 전날에도 "혈관수술을 마치고 일상생활에 큰 지장이 없다면 검찰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밝혔다. 충분히 건강을 회복할 때까지 당분간 소환에 응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우회적이지만 분명히 밝힌 셈이다.

이 의원의 노골적 버티기 행태에 여론이 싸늘해지자 변호인은 이날 밤 "기존 스텐트 시술 한 곳 중 1개의 심혈관이 매우 좁아져 있어 시술이 필요한 외에 동맥 한 곳이 완전히 막혀 있어 수술이 필요하나 상당히 위험성이 있어 개복 수술 여부 등에 대하여 내일 전문의들이 별도 회의 후 결정할 것"이라고 추가입장문을 내놨다.

앞서 검찰은 이 의원에게 약 5억원의 불법 공천헌금을 건넨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를 받고 있는 공모 전 남양주시의회 의장을 체포해 지난 11월29일 구속했다. 2014년 지방선거때 경기 남양주시장 선거에 출마하면서 당시 경기도당 공천관리위원이었던 이 의원에게 약 5억원을 건넨 혐의다.

그러나 공씨는 공천을 받지 못하자 이 의원측에 항의해 돈을 돌려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공씨가 5억원 외에도 5000만원을 여러 차례에 걸쳐 이 의원 측에 건넸다는 진술도 확보했다.

검찰은 공씨 외에 이 의원에게 금품을 건넨 것으로 의심되는 민모 부천시의회 부의장에 대해서도 지난달 27일 압수수색을 집행했다. 이어 지난 4일에는 이 의원에게 억대의 금품을 제공한 혐의(뇌물공여)로 건축업자 김모씨를 체포해 구속했다. 이 의원은 인테리어업체 대표로부터 약 1억원을 수수한 의혹도 추가됐다.

검찰은 유사수신업체 'IDS홀딩스' 측에서 수사무마 청탁금 수 천만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된 이 의원의 전직 보좌관 김모씨를 추가 수사하는 과정에서 이 의원의 불법자금 수수 단서를 포착했다. 검찰은 김씨의 수첩에서 이 의원측에 금품을 건넨 것으로 의심되는 리스트를 발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