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지금은 北과 대화할때 아냐"..틸러슨과 이견

머니투데이

권다희 기자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부 장관이 12일(현지시간) 워싱턴의 미 싱크탱크 애틀랜틱 카운슬과 국제교류재단 공동 주최 '환태평양 시대의 한·미 파트너십 재구상' 토론회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틸러슨 장관은 이날 "전제조건 없이 기꺼이 북한과 첫 만남을 하겠다"고 말해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 중단 등 대화를 위해 기존에 내걸었던 조건을 일단 접어두고 협상 착수를 위한 무조건적 회동에 나설 수 있다는 파격적인 내용의 제안을 했다. © AFP=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백악관이 13일(현지시간) 북한의 행동이 개선되기 전까지는 대화를 할 수 없다고 밝혔다. 전날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의 '조건 없는 대화' 제안에 대치되는 입장이다.

마이클 앤턴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은 이날 로이터 통신에 "매우 최근까지 북한이 미사일 실험을 하고 있는 상황을 볼 때 명백하게 지금은 (대화할) 때가 아니"라고 말했다. 전날 틸러슨 장관이 제안한 북한과의 '조건없는 대화'에 대해 백악관이 부정적인 입장을 밝힌 것이다.

틸러슨 장관은 12일 미국 워싱턴DC에서 한국국제교류재단(KF)과 미국 싱크탱크 애틀랜틱카운실이 공동 주최한 포럼 연설에서 "우리는 전제조건 없는 첫 만남을 가질 준비가 돼 있다"며 "북한이 원한다면 일단 만나 날씨에 대해서라도 얘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같은 '조건없는 대화' 제안은 지금까지의 미국 정부의 대북 정책 기조와 상당히 달라 파격 제안으로 받아들여졌다. 다만 틸러슨 장관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같은 생각'을 갖고 있느냐에 대한 의구심이 남아 있었다. 앞서 트럼프와 틸러슨이 북한 해법에 대해 수차례 이견을 보여 왔기 때문이다.

틸러슨의 발언이 전해진 날 새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도 성명에서 "북한에 대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견해는 바뀌지 않았다"고 말해 이 제안이 미 정부의 전체적인 대북 기조가 아닌 틸러슨의 주장일 가능성을 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