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일평의 야구장 가는 길] 올 시즌 홈런 1600개 신기록 나올 수 있다

4년 연속 홈런왕을 지냈던 박병호가 KBO리그에 복귀했다./사진= 뉴스1

한국 프로야구 KBO리그는 근래‘타고투저’현상이 심해지고 있습니다. 타고투저의 흐름은 지난 2008년부터 나타났습니다. 특히 2016년과 2017년은 역대 최고의 타고투저 시즌이라고 불릴 만큼 타자들의 강세가 정규시즌 내내 이어졌습니다.

정규 시즌 평균 타율이 2016년은 역대 최고인 0.290이었고 규정 타석을 채운 타자 55명의 평균 타율이 0.312를 기록했습니다. 정상급 타자의 기준이라고 여겨진 ‘3할 타자’가 무려 40명이나 나왔습니다. 홈런은 총 1,483개가 나왔고 30개를 넘긴 타자도 7명이었습니다.


지난 해 2017년은 정규 시즌 평균 타율이 0.286이었고, 홈런 총 개수는 더 많아진 1,547개가 나왔으며 30개를 날린 타자는 6명이었습니다. 2017년은 프로야구 출범 이래 홈런이 가장 많이 나온 해입니다. 이전 최고기록인 2015년(1511개) 기록을 넘어섰습니다. 경기당 홈런이 2.15개나 됩니다. 야구장에 가시면 적어도 두개 이상의 홈런을 볼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홈런 군단' SK는 지난 해 한 시즌 팀 최다 홈런 신기록을 14년만에 경신했습니다.SK의 로맥은 작년 9월 7일 마산구장에서 열린 NC와의 경기에서 0-0으로 맞선 2회초 선제 솔로홈런을 터뜨려 자신의 시즌 25호포이자 SK의 시즌 214번째 홈런을 쏘아 올렸습니다. 지난 2003년 삼성이 기록한 한 시즌 최다홈런 기록(213홈런)을 넘어선 것입니다. SK는 그후에도 홈런을 21개나 추가해 작년 정규 시즌에 총 234개의 홈런을 날렸습니다.

KBO리그 간판 홈런타자 최정.

이제까지 한 시즌에 1000홈런을 넘어섰던 경우는 10번밖에 되지 않습니다. 최초의 1000홈런은 1999년(1274개)에 나왔습니다. 이후 2003년까지 꾸준히 1000홈런 이상을 기록하다 2004년부터는 수그러들었습니다. 이후 2009년(1155개)이 되어서 다시 1000홈런을 돌파됐고, 한동안 사라졌다가 2014년(1162개)부터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습니다.


'KBO 리그는 왜 타고투저일까.'를 주제로 놓고서 지난 2016년 12월 14일 KBO 윈터 미팅에서 이종열 SBS Sports 해설위원이 발제를 맡았고, 염경엽 전 넥센 감독과 문승훈 KBO 심판위원·이성훈 SBS 기자가 패널로 강단에 올랐습니다. 

이종열 위원은 타자의 능력 향상을 '타고투저'의 원인으로 꼽았습니다. 그는 "타격 기술과 힘이 좋아지면서 파울 플라이아웃이 감소했다. 또 타자 성향이 공격적으로 변했고, 몸 쪽 공에 대처하기 시작했다"고 분석했습니다. 

염경엽 전 넥센 감독은 "타고투저를 제도 변화로 완화시키는 데는 한계가 있다"며 "경기 내용이 달라져야 한다. 가장 큰 부분은 스트라이크존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스트라이크존이 좁다는 주장입니다.

반면 문승훈 심판위원은 '투수력 저하'를 원인으로 지적했습니다. 문 위원은 "스트라이크존을 규정에 100% 맞추는 건 사람인 이상 어렵다"며 "타고투저의 가장 큰 이유가 스트라이크존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최근 투수 기량이 매우 저하됐다. 좋은 투수는 노쇠화되는 추세고 어린 투수는 많이 던지면서 부상을 당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마운드를 높여도 스트라이크를 던지지 못하면 소용이 없다. 투수력이 좋으면 경기 시간은 짧아질 수 있다. 젊은 투수들이 잘 던진 날은 보통 스트라이크존의 영향이 있었다"고 강조했습니다.

kt에서 KBO리그 활동을 재개하는 황재균./사진=뉴스1

홈런 숫자가 늘어난 것은 미국 메이저리그도 마찬가지입니다.

2017시즌 메이저리그 30개 구단의 홈런수 합계는 6,105개입니다. 경기당 2.5개의 홈런이 나와 한국보다 많습니다.

작년 MLB 홈런 갯수는 2000시즌 5,693개를 뛰어넘는 역대 신기록입니다. 2016시즌 홈런수 5,610개는 역대 3위였습니다. '스테로이드 시대'에 비해서 40홈런 이상을 기록하는 타자들은 줄어들었지만 20~30홈런을 기록하는 타자는 부쩍 늘고 있습니다.

MLB 2017시즌 30홈런 이상을 기록한 타자는 무려 41명으로 2000년대 평균(27.1명)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았습니다. 20홈런 이상을 기록한 타자는 2000년대 평균보다 35명 많은 117명이나 많아졌습니다.

이 같은 타고투저 현상과 홈런 풍년 시대가 이어지고 있는데 올해 2018년에도 장타력이 이어질까.

가능성이 큽니다.

2012년부터 2015년까지 KBO리그 역사상 최초로 4년 연속 홈런왕을 지낸 박병호(넥센)와, 황재균(kt) 등 장타력을 갖춘 타자들이 MLB에서 돌아왔고 최정(SK), 김재환(두산), 이대호(롯데), 최형우(KIA) 등 거포들이 여전합니다. 그리고 전반적으로 다른 타자들도 홈런 생산 횟수가 늘어나는 추세여서 한 시즌 통산 1600개의 홈런이 나올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