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케어·이대목동에도 의료계는 "기승전'수가'"

의사들이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받는 '수가'는 의료계와 시민단체, 정부의 이해가 첨예하게 엇갈린 논쟁거리였다. 의료 관련 이슈가 발생했을 때 의사단체 주장 대부분은 '불합리한 수가 구조'로 모아졌다.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 이른바 '문재인 케어'나 이대목동병원 사건에서도 의료인들의 관심은 수가다. '수가를 올려주지 않은 채 비급여를 잡으면 병원이 위태롭다(문재인 케어)'든가, '수가가 낮아 병원이 제대로 된 투자를 못한 결과(이대목동병원 사건)'라는 주장이 그것이다.


김동석 직선제 산부인과의사회장은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사망사고 원인을 깊이 들여다보면 고질적인 저수가 문제가 도사린다"며 "대부분 병원의 신생아중환자실은 저수가에 따른 시설 낙후와 의료인력 부족현상에 시달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최근의 수가 논쟁은 어느 때보다 뜨겁다. 중부담 중복지를 표방하는 문재인 케어 때문이다. 정부는 2022년까지 3800여개 비급여 항목을 단계적으로 건강보험에 적용할 계획이다.

비급여는 병원 수익성과 밀접한 게 사실이다. 많은 병원들이 비급여 진료에 열을 올리고 환자와 잠깐 대면하는 박리다매식 '3분 진료'에 몰입해 있다. 중소형 내지 개인병원들에서 특히 심하다.


실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정춘숙 의원(더불어민주당)이 각 국립대학병원, 국립병원 및 공공병원 등에서 자료를 제출받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치과병원의 비급여 비율이 70%가 넘었고 국립대학병원 등 비급여 진료비 비율도 30% 이상이었다.

지금의 수가로 병원이 멀쩡하게 돌아가긴 힘들 거라는 건 아주 틀린 말이 아니다. 2015년 연세대학교 산학협력단의 건강보험수가 원가보전율(의료비 내 급여 비중) 연구결과 △진찰료 원가보전율은 56.5% △입원료 46.4% △주사료 69.9% △처치 및 수술료 77.6% 등으로 모두 원가 이하였다.

그러나 반대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대형병원 중심으로 수가 부풀리기가 만연해 있다는 지적이다. 대표적인 게 검체검사, 영상검사다. 2012년 보건사회연구원의 원가보전율 조사에서 검체검사와 영상검사 원가보전율은 174.3%, 170.1%였다. 이렇다 보니 병원들이 고가의 첨단장비들을 불필요하게 많이 들여와 수가를 챙긴다는 비판이 많았다.

그럼에도 정부는 '문재인 케어'에 컴퓨터단층촬영(CT), 자기공명영상(MRI) 보장성 강화를 넣었다. 대형병원일수록 해당 장비 검사들에서 수익을 올릴 기회가 많아졌다는 말이 된다. 중소형 이하 병원들에서 문재인 케어 반대가 유독 심한 이유이기도 하다.

수가 인상 요구에 앞서 의료계가 병상 수 늘리기 같은 출혈경쟁을 지양하고 군살 빼기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지적이ㅏㄷ.

김준현 건강세상네트워크 상임대표는 "대형병원들이 병상 늘리기에 급급하고 필요 이상의 고가 장비 구입에 열을 올리면서도 인력은 줄였다"며 "저출산, 질병 구조 변화 같은 의료환경에 대응하는 한편 방만경영 자체 개혁부터 시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