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에 부산 1위 내준 무학, '쓴잔'

무학 좋은데이

영남지역 소주업계의 터줏대감인 무학의 추락세가 심상치 않다. 텃밭인 부산지역 1위 자리를 대선에 내주고 안방인 경남지역 점유율도 하락하고 있다.

17일 소주업계에 따르면, 최근 무학은 부산과 경남 등 주력 판매지역에서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


지난해 초 만해도 무학의 부산시장 월간점유율은 75% 수준으로 20% 정도인 대선에 압도적 우위를 점했지만 지난해 말에는 50% 아래로 하락한 것으로 파악됐다. 같은 기간 경쟁사인 대선의 점유율은 50%이상으로 늘어났다. 월간기준 점유율 1위 자리를 대선에 내준 것이다.

경남지역에서는 여전히 무학이 70%대 점유율로 1위 자리를 지키고 있지만 지난해초 90%가 넘던 것에 비하면 위상이 예전 같지 않다. 전국소주업체인 하이트진로의 비수도권 영업확대 여파가 크다. 지난해초 6%에 불과했던 하이트진로의 경남지역 점유율은 연말 10%대 초반으로 늘어났고 대선도 5% 이상으로 점유율을 끌어올리며 약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부산 시장의 점유율 역전과 경남에서의 부진으로 무학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30%가량, 매출은 2~3% 가량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

무학의 추락에는 복합적인 이유가 있다. 먼저 경쟁사인 대선의 공세가 크다. 한때 부산시장의 맹주였던 대선은 푸르밀 신준호 회장이 이를 인수하고 2007년 다시 사모펀드에 매각하는 과정에서 먹튀논란이 일면서 지역민들의 외면을 받았다. 그러나 2011년 향토 조선기자재 업체인 비엔그룹에 인수된 대선이 수년전부터 공격적 영업으로 반등에 나선 것이다.

설상가상으로 지난해 8월 무학은 주력소주인 '좋은데이'에 담뱃재 추정 이물질이 검출돼 제조 일시정지 처분을 받았고 취수지인 지하수 수질검사도 부적합 판정을 받으면서 체면을 구겼다.


무학은 최근 신제품 '좋은데이1929'를 출시하며 대선의 파상공세 저지에 나섰지만 소주업체들간 경쟁이 가열됨에따라 당분간 점유율 회복이 쉽지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한 소주업계 관계자는 "소주는 애향심이 많이 작용하는데 최근 대선의 적극적인 공세에 애주가들은 물론 영업점들이 향토기업인 대선 쪽으로 옮겨가는 상황"이라면서 "무학이 최근 수년동안 텃밭을 수성하기보단 서울 수도권 공략에 나서면서 역량을 분산시킨 것도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말했다.

무학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 이후 점유율이 50%선까지 하락한 것은 맞지만 최근들어 영업망을 정비하면서 내림세가 종료됐으며 올들어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