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생아 집단사망' 이대목동 주치의 귀가…"건강 문제" (종합)

(서울=뉴스1) 윤다정 기자 =

이대목동병원 신생아중환자실 실장이자 주치의인 조수진 교수가 1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지방경찰청에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되고 있다. 2018.1.16/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서울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집단사망 사건의 피의자로 입건된 주치의 조수진 교수에 대한 본격적인 조사가 조 교수의 건강상 이유로 당초 예정보다 미뤄질 전망이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조 교수가 현재 앓고 있는 질병에 대한 진단서를 제출하고 귀가 의사를 표시했다"며 "2~3장짜리 의견서만 제출했을 뿐 사실상 조사는 이뤄지지 않은 상황으로 재소환 일정을 잡을 것"이라고 16일 밝혔다.


이날 오후 12시46분쯤 경찰에 출석한 조 교수는 조사 시작 약 2시간여만인 오후 2시30분쯤 조사실을 나와 귀가했다.

조 교수의 법률대리인 이성희 변호사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유방암으로 인해 항암치료를 받아 온 조 교수는 갑상선기능항진증을 비롯해 사망 사건으로 인한 정신적 충격으로 우울증을 앓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변호사는 "항암주사를 맞고 몸이 좋지 않은 상태이지만 경찰이 구속영장 신청을 검토한다는 보도를 보고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내기 위해 출석했다"고 밝혔다.


이날 모자를 눌러쓰고 초췌한 모습으로 경찰에 출석한 조 교수는 취재진을 향해 '죄송하다'고 말 이외에 별다른 입장을 표시하지는 않았다.

다만 법률대리인 자격으로 함께 출석한 이 변호사는 취재진과의 인터뷰를 통해 "상급의료기관 인증을 받을 때의 규정, 인증 이후의 감염관리 등을 어떻게 해왔는지를 먼저 조사한 뒤에 조사를 받겠다"며 감염관리 체계의 문제점을 살펴봐야 한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이 변호사는 "신생아 중환자실이 성인 병동과 오물실을 같이 쓰는 등 감염 경로에 구조적인 부분이 있는 만큼 의료진 과실을 단정해서는 안 된다"며 "오랫동안 항생제를 투여해 내성이 강화된 균에 감염된 만큼 신생아 중환자실이 아닌 외부에서 들어온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어떤 환자가 어떤 세균에 내성이 생겼는지 조사하면 투약한 환자들이 밝혀지고 거기서 추론이 가능할 것"이라며 "왜 면역력이 떨어지는 신생아들을 일반 중증 환자들과 같은 병상에 두었는지, 왜 인증할 때 이를 컨트롤하지 못했는지 (문제가 있다)"라고 말했다.

이 변호사는 "단순 운영규정 책임 하나 때문에 모든 책임을 지고 수사를 마무리하는 것은 정답이 아니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 근본적인 원인을 밝혀야 한다"며 "신생아 중환자실 실장으로서 책임을 피할 수는 없으나 실장의 권한과 힘에 맞는 처벌을 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 교수는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중환자실 실장(주치의)으로서 원내 감염관리에 대한 책임이 있지만 '시트로박터 프룬디(Citrobacter freundii)균이 감염되는 것을 막지 못함으로써 지난해 12월16일 신생아 4명이 동시다발적으로 사망하게 된 원인을 제공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초 경찰은 사망 신생아들이 주사제 오염에 따른 패혈증으로 사망하는 과정에서 조 교수가 관리감독 책임을 소홀히 한 부분은 없는지에 대해 집중 조사할 예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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