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 1·2학년 엄마들도 뿔났다…"방과후 영어금지 철회" 요구

정부가 유치원·어린이집 방과 후 영어교육 금지 방침을 전면 재검토하겠다고 밝혔지만 여전히 후폭풍이 거세다.

이번에는 당장 오는 3월 신학기부터 방과 후 영어 교육을 받을 수 없는 초등 1·2학년 학생을 둔 학부모들을 중심으로 철회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 유치원·어린이집에서 촉발된 방과 후 영어 금지 논란이 초등 1·2학년에게까지 옮겨 붙는 양상이다.


◇ '방과후 영어' 논란 후폭풍…"초등 1·2학년 사교육시장으로 내몰려"

17일 교육계에 따르면 초등 1·2학년 학부모들은 인터넷을 중심으로 방과 후 영어교육 금지 철회를 촉구하고 나섰다. 이른바 '영어교육 공백'에 따른 우려 때문이다. 아이디 ksmk를 쓰는 학부모는 "유아 대상 유치원에선 방과 후 영어교육을 허용하고 초등 1·2학년은 금지, 다시 초등 3학년부터 방과 후 영어교육을 한다는 것인데 쉽게 납득이 가질 않는다"고 비판했다.

아이디 ddsk를 쓰는 학부모는 "결국 정부가 초등 1·2학년을 모두 사교육시장으로 내몰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영어교육업체인 윤선생이 지난 5~10일 학부모 413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응답자의 88.9%가 "영어교육이 금지될 땐 초등 3학년 이전까지 영어 사교육을 시킬 것"이라고 답했다.


서울 소재 초등학교 1학년 학생을 둔 학부모 박모씨(37·여)는 "사교육을 제대로 규제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공교육정상화법(선행학습금지법)은 반쪽짜리에 불과하다"며 "3년 전 초등 1·2학년 방과 후 영어교육을 선행학습금지 대상에서 예외로 한 뒤 그동안 전혀 달라진 것이 없다면 다시 유예하는 게 맞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교육부 "초등 1·2학년 방과후 영어 허용땐 교육과정 정상화 어려워"

교육부는 초등 1·2학년 방과 후 영어교육 금지는 2014년 도입된 공교육정상화법에 따른 것이라고 강조했다. 법 시행 당시 초등 1·2학년 정규수업에서 영어를 금지했고, 방과 후 수업은 3년6개월간 한시 허용했지만 법정 허용기간이 다음 달 끝난다는 얘기다.

권영민 교육부 교육과정정책과장은 "초등 1·2학년 방과 후 영어교육은 공교육정상화법에서 한시적으로 예외 적용된 것"이라며 "초등 1·2학년 방과 후 영어교육을 계속 허용하면 초등 3학년부터 영어를 배우도록 한 교육과정을 정상화 시킬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박인숙 바른정당 의원 등은 초등 1·2학년 방과 후 영어교육을 허용토록 한 공교육정상화법 개정안을 발의한 상태다. 개정안에는 선행교육금지 제외 대상에 초등 1·2학년 방과 후 영어를 일몰 기한 없이 가능토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