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가경쟁력 확보로 올 매출 30% 성장"

머니투데이

김유경 기자

조형섭 제주반도체 대표/사진=김유경 기자

“수요는 많은데 물건이 없어 못팝니다. 반도체 호황기를 3차례 겪었는데 이런 호황은 처음입니다.”

조형섭 제주반도체 공동대표(사진)는 최근 머니투데이와 인터뷰에서 “지난해 매출이 2배로 성장한 데 이어 올해도 최소한 30% 이상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제주반도체는 공장 없이 반도체설계만 하는 팹리스(Fabless)업체다. 저전력·저용량 메모리반도체 연구·개발에 집중하며 대만 수탁업체를 통해 저사양 메모리반도체를 생산한다. 제주반도체의 성장세는 최근 반도체 슈퍼사이클에 힘입어 그 어느 때보다 가파르다. 제주반도체의 지난해 잠정매출은 1171억원으로 전년 566억원 대비 2배로 급증했다.

올해 매출은 30% 성장한 1519억원, 영업이익은 150억원을 목표로 한다. 다만 이는 보수적으로 추정한 수치로 내부 목표치는 이를 훌쩍 넘는다. 조 대표는 “우리가 올해 가능한 케파(생산능력)의 최대치를 이미 수주한 상태라 공시한 올해 실적전망치는 충분히 달성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도체 슈퍼사이클’ 논란에 대해 조 대표는 “이번 호황기는 2019년 상반기까지는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도체업황 전망은 비관론과 낙관론이 엇갈리고 빠르면 올해 중반 이후 하락세로 돌아설 것이란 전망도 나오지만 제주반도체의 경우 올해 수주는 이미 끝났다는 것.

제주반도체는 반도체 슈퍼사이클 이후 대비책으로 투트랙 전략을 추진한다. 원가경쟁력 확보를 통한 저사양 메모리반도체시장 점유율 제고와 안정적 실적을 기대할 수 있는 신규사업 진출이다. 우선 원가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제주반도체는 세계 3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업체 유나이티드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UMC)그룹과 지난해 전략적 제휴를 맺었다.

조 대표는 “저가 메모리반도체 시장에서 설계력과 고객 대응은 제주반도체가 최고라는 평판을 받지만 원가경쟁력이 중국·대만업체보다 떨어져 문제였다”며 “협력사가 된 UMC가 2020년 D램공장을 완공해 원가경쟁력이 생기면 시장지배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사업다각화 전략으로 추진하는 신사업은 복권사업이다. 제주반도체는 오는 3월 기획재정부 복권위원회가 입찰할 예정인 나눔로또 차기 복권수탁사업자 선정에 참여할 계획이다. 조 대표는 “복권사업자 선정에서 가장 주안점을 두고 평가하는 게 도덕성”이라며 “(나는) 공무원 출신이고 법조인이었기 때문에 다른 어떤 회사보다 잘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