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때문에 이민가고 싶다"…靑 청원 1000여건 빗발

머니투데이

남형도 기자

미세먼지 농도가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나쁨' 수준을 보이는 20일 오전 서울 서초구 반포한강시민공원을 찾은 시민들이 마스크를 쓰고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사진=뉴스1

미세먼지 농도가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나쁨' 수준을 보이는 20일 오전 서울 반포대교에서 바라본 서울시내에 미세먼지가 가득 끼어 있다. /사진=뉴스1

연일 계속되는 중국발 미세먼지에 국민들의 고통이 심화되는 가운데 미세먼지 관련 청원이 1000건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중국에 강력히 항의해 이를 해결해달라는 국민 청원이 청와대 홈페이지에 빗발치고 있다.

21일 기상청에 따르면 중국발 미세먼지는 최근 들어 더욱 기승을 부리고 있다. 주말인 20일 저녁 6시에도 서울 전역에 초미세먼지(PM-2.5) 주의보가 발령됐다. 초미세먼지 주의보는 초미세먼지 시간 평균 농도가 90㎍/㎥ 이상으로 2시간 지속될 때 발령된다. 서울 25개 자치구의 미세먼지 평균농도가 116㎍/㎥에 달했고, 200㎍/㎥이 넘는 곳도 다수였다.

지난 14일과 16일, 17일에는 총 세 차례 '서울형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발령돼 서울시가 대중교통을 무료로 운행하기도 했다.

미세먼지에 숨을 편히 쉬기조차 힘들어지자 정부에 대한 국민 청원도 급증하고 있다. 21일 오전 10시30분 청와대 홈페이지에 따르면 '미세먼지' 관련 국민청원은 총 999건에 달했다.

미세먼지 농도가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나쁨' 수준을 보이는 20일 오전 서울 서초구 반포한강시민공원을 찾은 시민들이 마스크를 쓰고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사진=뉴스1

특히 미세먼지의 주요 원인으로 나타난 중국에 대해 강력 조치해달라는 요청이 많다. 청원자 A씨는 "아이를 키우고 아이가 뱃속에 있는데 파란하늘 구경을 한지가 도대체 언제인지 모르겠다"며 "중국발 미세먼지 꼭 해결해달라"고 밝혔고, 청원자 B씨는 "아이들을 생각하면 정말 이민을 가고싶은 심정"이라며 "제발 중국에 강경한 입장을 취해 대책을 세워달라"고 청했다.

청원자 C씨는 "중국발 스모그로 인해 숨도 못 쉬겠는데 전정권이나 현정권이나 중국에 시원하게 말을 못한다"며 "중국산 제품을 불매운동하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중국발 미세먼지를 해결하지 못한 채 대국민 규제만 강화하려는 것에 대한 불만도 크다. 직장인 D씨(36)는 "중국에서 날아오는 미세먼지에는 제대로 말도 못하면서, 차량2부제 등 국내만 규제하려는 정부 태도가 못마땅하다"며 "뭐라도 하자는 식이 아니라 근본 원인을 정확히 규명해 해결해야 할 것 아니냐"고 말했다.

실제 환경부는 지난해 7월 미국 항공우주국(NASA)와의 공동 조사를 통해 "지난해 5~6월 기준 국내 미세먼지는 최소 30%에서 최대 60%가 중국에서 날아온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