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평창 참석…한일 정상, 위안부합의 간극 좁히나

(서울=뉴스1) 양새롬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7일 오전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극동연방대학에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을 하며 악수를 하고 있다. (청와대)2017.9.7/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24일 내달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식 참석 의지를 밝히면서, 한일 정상간 일본군 '위안부' 문제가 다시금 논의될 지 주목된다.

앞서 우리 정부는 지난 9일 한일 위안부 합의가 문제의 진정한 해결이 될 수 없으며, 일본이 피해자 지원을 위한 화해·치유재단에 출연한 10억엔을 모두 정부 예산으로 충당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합의는 외교적 실체로 인정은 하겠지만 이행하지 않고 사실상 무시하겠다는 뜻으로 요약된다.

바로 다음날인 10일에는 문재인 대통령이 위안부 문제에 대한 입장을 직접 밝히기도 했다. 위안부 문제는 정부와 정부간 피해자를 배제한 채 조건과 조건을 주고 받는 방식으로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며, 일본이 피해자 할머니들에 대해 진심을 다해 사죄해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에 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은 전날(23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재단을 연내 청산하게 되기를 바라고 있다고 밝혀, 일측이 이를 '합의 파기'로 간주할 수 있는 여지도 남겼다.


이러한 가운데 아베 총리가 평창 올림픽 계기 방한시 문 대통령과 회담을 갖고 위안부 합의와 관련한 일본 입장을 전달할 것이라고 밝힌 만큼, 후속조치에 관심이 쏠린다.

물론 현재로서는 양 정상간 입장차가 확고한 만큼 원론적인 이야기만 주고받을 가능성이 크다는 게 중론이다.

특히 아베 총리는 지난 22일 시정연설에서 위안부 문제를 둘러싸고 갈등을 빚고 있는 한국에 대한 냉담한 입장을 이미 드러낸 바 있다. 전년과 달리 한국을 표현하는 '전략적 이익을 공유하는 가장 중요한 이웃'이라는 말을 누락한 것이다.

또 연설에서는 한국과의 관계 개선과 관련한 방침도 시사되지 않았다.

이와 관련 주일대사를 지낸 신각수 전 외교차관은 "아베 정부가 합의는 1㎜도 움직일 수 없다는 입장을 계속 고수하고 있기 때문에 이번에도 그런 입장을 반복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신 전 차관은 이어 "여가부 장관은 재단을 연내에 해체하겠다고 하고, 외교부는 일측과 상의하겠다고 한다. 또 이수훈 주일대사는 위안부 문제를 그냥 건드리지 말고 놔두자는 입장"이라면서 "우리 정부 입장은 아직 정해지지 않은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부 방침이 일측과 잘 조율되면서 나왔어야 한다"면서 "한일관계를 잘 풀어나가고 과거사를 하나라도 매듭지어 나간다는 자세를 갖고 접근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기미야 다다시(木宮正史) 도쿄대 대학원 교수도 최근 한일기자단 교류 프로그램에 참석한 외교부 출입기자들과 만나 "위안부 문제는 국제적 인권문제"라며 "한일간 적대적 관계가 돼선 안 되는 문제이고, 다시 반복되지 않도록 함께 노력해야 하는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이번 회담이 봉합의 계기가 될 경우, 올해로 '김대중-오부치 21세기 새로운 한일 파트너쉽을 위한 공동선언' 20주년을 맞이하는 만큼 이를 계기로 한 양국관계 개선도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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