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보타 美 판매 지연' 루머에 대웅제약 11% 급락

대웅제약이 주름개선치료제 '나보타'의 미국 판매가 지연될 수 있다는 돌발 악재에 급락했다. 증권가에서 한 애널리스트의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지적한 문제가 단기간에 해결되기 어렵다'는 평가가 메신저를 타고 빠른 속도로 확산되면서 기관 투매가 쏟아졌다.

24일 코스피 시장에서 대웅제약 (112,700원 ▲2,200 +1.99%)은 전일대비 2만1500원(11.20%) 내린 17만5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지주사인 대웅 (18,180원 ▲280 +1.56%)도 2500원(12.25%) 내린 1만7900원에 마쳤다.


이날 대웅제약의 나보타 제2공장에 대한 FDA 실사에서 '무균시설 결함' 등 총 10가지 지적사항이 나온 것으로 확인됐다. 이로 인해 나보타의 미국 진출 시기가 지연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면서 대웅제약과 대웅 주가는 동반 급락했다.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FDA는 지난해 11월 대웅제약 나보타 공장 실사를 진행한 뒤 ‘무균시설 결함’ 등 제조공정 관련 위반사항이 담긴 FDA 공식문건(Form 483)을 22일(현지시간) 홈페이지에 올렸다. 대웅제약이 지적받은 항목은 총 10개로 '환경 컨디션을 모니터링하기 위한 무균제조 구역에 결함이 있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날 증권가에는 한 증권사 제약바이오 애널리스트가 대웅제약의 Form 483 내용을 번역·배포하면서 "10개 항목의 사안이 가볍지 않아 단기간에 해결되기 힘들 수 있겠다"고 평하자 이 내용이 메신저를 타고 확산되며 기관 투심을 악화시켰다.


펀드매니저들은 장중 대웅제약 주식 469억원 어치를 순매도해 주가 하락을 주도했다. 투신과 연기금이 대웅제약 주식을 무더기로 처분해 기관 순매도량이 27만8297주에 달했고, 대웅제약은 기관 순매도 1위에 올랐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미국 FDA가 판매를 승인하는 과정에서 늘 있는 품질 통제와 안정성 관련 지적"이라며 "바로 통과되는 경우도 있지만 지적사항을 개선하는 과정도 잦다"고 말했다.

하태기 골든브릿지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FDA 실사 과정에서 공장 등 시설을 보완하라는 요구는 과거에도 있었던 일"이라며 "보완 후 기준에 적합하면 판매 승인이 나는 건데, 상반기 중 나보타 출시가 예상되던 상황에서 지연 우려가 대두되자 주가 낙폭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특히 주가가 많이 오른 상황에서 전해진 악재성 뉴스가 차익실현성 매도를 부추겼다고 분석했다.

대웅제약 관계자도 "미 FDA의 나보타 제조시설 실태조사는 관찰 사항에 대해 통상적으로 발행되는 문서로 심각한 결함을 지적한 것이 아니다"라며 "과거 셀트리온이나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미국 진출 당시도 있었던 일이며 현재 나보타의 미국 허가는 FDA에서 정한 통상 절차에 따라 심사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대웅제약의 나보타 미국 판매 유통 파트너사인 에볼루스의 나스닥 상장 IPO(기업공개) 보고서에 나보타 소송 리스크가 언급된 사실이 전해진 것도 투심에 악영향을 미쳤다.

에볼루스는 투자설명서에 메디톡스와 대웅제약의 균주 소송을 명시했으며 대웅제약과 합의에 따라 패소시에는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고 적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웅제약 IR팀 관계자는 "에볼루스가 상장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투자설명서에 회사의 사업내용과 잠재적 투자위험 리스크를 모두 기재한 것 뿐"이라며 "일반적인 투자설명서에 포함되는 내용이며 새로운 악재라고 볼 수 없는데 리스크 부분이 과하게 부각됐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