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귀화인에게도 병역 의무 부여 검토

이낙연 국무총리. /사진=뉴스1

정부가 한국인으로 귀화한 이들에게 병역 의무를 부여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한국인 자녀를 둔 외국 국적 한부모 가정에도 근로·자녀 장려금을 지원한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12일 서울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제21차 외국인정책위원회 및 제15차 다문화가족정책위원회의 연석회의를 개최해 이같은 내용의 외국인정책 기본계획 및 다문화가족정책 기본계획을 논의‧확정했다. 정부는 장기적으로 외국인정책위와 다문화가족정책위를 통합한다는 계획이다.


계획에 따르면 정부는 내국인과 형평성을 고려해 귀화자에게 병역의무를 부여하는 방안을 국방·이민 연구기관 등과 검토한다. 현재는 귀화자에게는 선택적으로 병역의무를 부여하고 있다.

정부는 또 품행과 생계능력 등 국내 영주자격을 취득할 수 있는 요건을 법에 명시하고, 10년마다 영주증을 갱신하는 것을 의무화하기로 했다. 아울러 귀화자 등의 소속감을 높이기 위해 국민선서를 하고 귀화증서 등을 받을 때 국적을 취득하도록 할 계획이다.

이밖에 외국인은 앞으로 비자 연장을 하기 전 세금체납 사실을 확인해야 하고, 체류심사를 할 때 건강보험 부당이득금, 범칙금‧과태료 체납정보 등을 확인받아야 한다.


정부는 또 외국인이 무사증으로 입국할 때 사전에 인적사항과 여행정보를 입력하고 여행허가를 받는 '전자 여행허가제' 도입을 추진하기로 했다.

외국인 인권보호 시스템도 강화한다. 외국인근로자 주거시설에 대해 최소기준을 설정하고, 비닐하우스 숙소 제공 사업장 등에는 신규인력 배정을 하지 않는다.

성폭력 고용주는 외국인 초청이 제한되며, 산재 은폐 사업장에는 외국인 신규인력 배정 때 감점을 받는다. 예술흥행 종사자의 계약을 확인, 인권침해 사례가 발견되면 국가인권위의 ‘인신매매 피해자 식별 및 보호지표’에 따라 조치한다.

아울러 정부는 외국인 기술창업을 촉진하고 진입장벽을 낮추기 위해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등이 우수기술 보유자로 추천한 외국인은 학력에 무관하게 창업비자를 발급해주기로 했다. 현재는 국내에서 전문학사 이상을 수여받은 이만 가능하다.

정부는 폭력 피해를 입은 이주여성을 지원하는 전문상담소 신설을 추진한다. 가정폭력 피해를 입은 이주여성 보호시설을 확대하고, 외국인 등록여부와 무관하게 보호시설에 입소할 수 있도록 개선할 계획이다. 이들에게 임대주택 지원도 확대하고 시설 퇴소 이후 자립지원금도 제공한다.

불법 국제결혼 중개와 인권침해 실태를 감시, 예방하기 위해 결혼이민자 다수국인 베트남에 ‘국제결혼이민관’ 파견을 추진하기로 했다.

또 올해부터는 한국 국적 자녀를 양육하는 외국국적 한부모에 대해서도 근로‧자녀 장려금을 지원한다. 종전에는 한국 국적 배우자가 있어야 근로‧자녀 장려금 신청이 가능했다.

이날 회의에서 이낙연 총리는 "외국인 또는 다문화 가족들을 어떻게 대접해 드리고 그런 시대를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가 국가의 존재 방식, 양태를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의 하나가 됐다"며 "한국은 마음속의 국경이 비교적 높은 나라여서 세계화 시대를 살아가는 데 다른 나라들 보다 조금은 관리해야 할 과제가 더 많은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