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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판례氏] 가정법원서 '불처분' 받은 폭력남편, 결국…

[the L] 대법 "가정법원서 불처분 결정 후 처벌, 일사부재리 위배 아냐"

머니투데이 황국상 기자 |입력 : 2018.02.14 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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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이지혜 디자이너
/그래픽=이지혜 디자이너


대한민국 헌법 제13조는 "모든 국민은 동일한 범죄에 대해 거듭 처벌받지 않는다"며 일사부재리 원칙을 천명하고 있다. 일단 판결이 확정됐다면 동일한 사건에 대해 다시 심판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가정폭력 가해자였으나 가정법원에서 '불처분' 결정을 받은 남편이 있었다. 검찰이 별도의 상해죄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기자 이 남편은 '일사부재리 원칙'에 위배된다며 사건을 대법원까지 가지고 갔다. 대법원(2017년 8월23일 선고, 2016도5423)은 이 남성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남편 A씨는 아내 B씨와 1997년 혼인을 하고 두 명의 자녀를 뒀다. 결혼한지 15년이 흐른 2012년 10월쯤 B씨는 A씨를 가정폭력 혐의로 고소했다. 결혼 직후부터 혼수문제를 이유로 폭행을 가했고 1999년에는 B씨의 허리 등 부위를 발로 찼으며 미국에서 거주하던 2001년~2002년, 2010년~2012년 기간 여러 차례 폭행을 당했다는 등 이유에서였다. 2012년 10월에는 A씨가 B씨를 밀쳐 넘어뜨리고 마룻바닥에 이마를 부딪히게 해서 2주간 치료를 요하는 부상을 입히기도 했다.

최초 B씨의 고소를 접수한 검사는 이 사건을 가정보호사건으로 처리해 서울가정법원으로 넘겼다. 가정법원은 2013년 2월 A,B씨에 대한 심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가해자 A씨가 가정폭력을 인정했다는 점, B씨가 "가정을 회복시키고 싶은 마음이 있다"고 진술한 점 등을 이유로 A씨에 대해 별도의 처분을 내리지 않기로 하는 불처분 결정을 내렸다.

그러나 이로써 모든 일이 끝난 것은 결코 아니었다. A씨의 폭력적인 기질이 다시 나타났기 때문이었다. B씨는 2014년 A씨를 상대로 이혼소송을 제기한 데 이어 2015년 6월에는 A씨를 상해 등 혐의로 다시 고소하기에 이르렀다.

B씨는 검찰에서 "A씨가 종전 가정보호사건 이후에도 수시로 폭력을 행사했으나 증거를 수집하지 못해 고소장에 이를 기재하지 못한 것"이라며 "이혼소송에서 자녀 양육비를 보장받기 위해 부득이 재차 고소하게 됐고 이번에는 다시는 '가정보호사건'으로 처리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진술했다. 이에 검사는 2012년 B씨의 최초 고소장에 포함돼 있던 '2주 치료를 요하는 부상'을 입힌 죄목으로 A씨를 기소했다. 1,2심에서 A씨는 벌금 70만원형을 선고받았으나 이에 불복해 대법원까지 사건을 끌고 왔다.

A씨는 "공소사실은 이미 가정폭력처벌법에 따라 불처분결정이 내려진 건인데 동일한 범죄사실에 다시 공소를 제기하는 것은 헌법이 규정한 일사부재리에 위반된다"며 "B씨의 고소는 이혼소송에서 통상의 재산분할 비율 이상의 유리한 결과를 얻기 위한 압박 의도로 제기된 것이기 때문에 유죄 판결은 정의의 관점에서 명백히 잘못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법원은 "가정폭력처벌법에 따른 보호처분의 결정이나 불처분 결정에 형사판결에 준하는 효력을 인정할 수 없다"며 '일사부재리 원칙'에 위배된다는 A씨 주장을 물리쳤다.

대법원은 "가정폭력처벌법상 보호처분 결정이 확정된 경우 그 가정폭력 행위자에 대해 같은 범죄사실로 다시 공소를 제기할 수 없고 공소가 제기됐다면 면소판결이 아니라 공소기각 판결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다만 "가정폭력처벌법은 '불처분 결정이 확정된 때에는 그 때부터 공소시효가 진행된다'고 규정함으로써 불처벌결정이 확정된 가정폭력 범죄라고 하더라도 일정한 경우 공소가 제기될 수 있음을 전제로 한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대법원은 B씨의 고소가 이혼소송을 유리하게 끌고가려는 '잘못된' 의도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A씨 주장에 대해서도 "이번 공소제기에 이르게 된 경위, 이 사건 범죄사실의 내용과 A,B씨의 관계 등 제반 사정에 비춰보면 이번 공소는 검사가 국가 형벌권 실행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제기한 것"이라며 검사가 형사 소추권을 남용한 것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관련조항
대한민국 헌법
제13조 ① 모든 국민은 행위시의 법률에 의하여 범죄를 구성하지 아니하는 행위로 소추되지 아니하며, 동일한 범죄에 대하여 거듭 처벌받지 아니한다.

가정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9조(가정보호사건의 처리)
① 검사는 가정폭력범죄로서 사건의 성질ㆍ동기 및 결과, 가정폭력행위자의 성행 등을 고려하여 이 법에 따른 보호처분을 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인정하는 경우에는 가정보호사건으로 처리할 수 있다. 이 경우 검사는 피해자의 의사를 존중하여야 한다.
② 다음 각 호의 경우에는 제1항을 적용할 수 있다.
1. 피해자의 고소가 있어야 공소를 제기할 수 있는 가정폭력범죄에서 고소가 없거나 취소된 경우
2. 피해자의 명시적인 의사에 반하여 공소를 제기할 수 없는 가정폭력범죄에서 피해자가 처벌을 희망하지 아니한다는 명시적 의사표시를 하였거나 처벌을 희망하는 의사표시를 철회한 경우

가정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6조(보호처분의 효력) 제40조에 따른 보호처분이 확정된 경우에는 그 가정폭력행위자에 대하여 같은 범죄사실로 다시 공소를 제기할 수 없다. 다만, 제46조에 따라 송치된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가정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7조(공소시효의 정지와 효력)
① 가정폭력범죄에 대한 공소시효는 해당 가정보호사건이 법원에 송치된 때부터 시효 진행이 정지된다. 다만,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그 때부터 진행된다.
1. 해당 가정보호사건에 대한 제37조제1항의 처분을 하지 아니한다는 결정(제1호의 사유에 따른 결정만 해당한다)이 확정된 때
2. 해당 가정보호사건이 제27조제2항, 제37조제2항 및 제46조에 따라 송치된 때
② 공범 중 1명에 대한 제1항의 시효정지는 다른 공범자에게도 효력을 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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