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계형 적합업종 특별법' 2월 국회 처리 물건너가나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산자위) 전체회의/사진=뉴스1

소상공인들이 지난해부터 요구해온 '생계형 적합업종 지정에 관한 특별법(생계형 적합업종 특별법)'이 2월 임시국회에서도 처리가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강원랜드 채용 비리 의혹 등 여야 대치 속에 국회가 공전을 거듭하고 있어서다. 이런 가운데 동반성장위원회의 중소기업 적합업종 79개 품목 중 47개가 오는 6월 지정기간 만료를 앞두고 있어 소상공인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19일 국회와 중소기업계에 따르면 생계형 적합업종 특별법은 지난 12일 소관 상임위인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전체회의에 상정됐지만 공청회 필요 등을 이유로 이번 주 예정된 산자위 법안소위 안건에 오르지는 못했다.


산자위 이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관계자는 "해당 법안은 제정법안으로 여야 간사 합의로 공청회를 열어야 한다"며 "2월 중 공청회 일정을 잡고 싶지만 자유한국당 보이콧 등으로 날짜를 정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여야가 극적 합의로 이달 중 공청회를 실시한다 하더라도 사실상 회기 내 국회 통과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여야가 권성동 법제사법위원장의 강원랜드 채용 외압 의혹 등으로 정쟁을 거듭하면서 오는 28일까지 공청회-산자위 법안소위-법제사법위원회-본회의를 연달아 처리하기엔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소상공인들의 시름만 깊어지고 있다. 청국장, 전통떡 등 중소기업 적합업종 제도로 지정된 47개 업종은 올해 6월 유효기간 만료를 앞두고 있다. 해당 업종은 지난해 9월 유효기간이 이미 만료됐으나 생계형 적합업종 특별법 통과까지만 일시적으로 만기를 유예했다. 소상공인 측은 두 제도의 공백을 막기 위해 2월 임시국회 회기 내 통과를 주장해왔다.


중소기업중앙회도 지난달 31일과 이달 7일 생계형 적합업종 특별법 촉구 토론회와 자유한국당 중기특위원 현안간담회 등을 잇달아 개최하고 "2월 임시국회에서 생계형 적합업종 특별법 통과가 안되면 중소기업 적합업종 해제 공백으로 대기업의 무차별적인 시장침투가 발생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소상공인 측은 생계형 적합업종 특별법이 더불어민주당 이훈 의원 발의안과 자유한국당 정유섭 의원 발의안으로 이원화된 데 대해서도 우려를 표하고 있다. 이 의원 안이 업종 신청 절차를 간소화하고 이행강제금 등을 강화한 데 반해 정 의원의 안은 업종 신청 절차를 엄격히 하고 이행강제금 등 제재를 없앴다.

소상공인 측 관계자는 "산자위에서 중재안을 찾지 못할 경우 정쟁 등으로 변질돼 법안 자체가 장기표류해 연내 통과가 불투명해질 가능성도 있다"며 "국민의 절반 이상이 생계형 적합업종 특별법에 공감한 만큼 국회가 정쟁화하지 말고 법안을 조속히 통과해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