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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서로 마주보는 것이 아니라 함께 바라보는 것이다

[웰빙에세이] 내 영혼의 문장들 -13 / 우리 사랑은 소유가 아니라 자유

머니투데이 김영권 작은경제연구소 소장 |입력 : 2018.02.19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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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서로 마주보는 것이 아니라 함께 바라보는 것이다


우리는 경험을 통해 알고 있다.
사랑한다는 것은 서로가 서로를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같은 방향을 함께 바라보는 것임을.

내 사랑은 '나만 바라봐'다. "나는 너만 바라봐. 그러니 너도 나만 바라봐!" 너와 나는 다정하게 마주본다. 뜨겁게 마주한다. 내 사랑은 이러다가 망가진다. 우리는 마주보다 돌아선다. 째려보다 등 돌린다. 더 이상 눈도 마주치지 않는다.

생텍쥐페리는 ‘사랑은 서로 마주보는 것이 아니라 함께 바라보는 것’이라 한다. 나는 이런 사랑을 잘 모른다. 당신은 어떤가?

나는 마주보는 사랑에만 익숙하다. 너와 나의 만남은 언제나 마주보기다. 우리는 마주보고 속삭인다. 내가 말하면 너는 답한다. 네가 말하면 나는 답한다. 우리 사랑은 대화형이다. 수다형이다. 아무 말이 없으면 문제가 생긴 것이다. 말 없는 전쟁! 우리는 침묵을 견딜 수 없다.

우리는 떨어져 있어도 마주본다. 스마트폰으로 마주본다. 귀와 입에 대고 연결한다. 손바닥에 놓고 접속한다. 전화가 오면 후다닥 받는다. 문자가 뜨면 쏜살같이 답한다. 문자를 열지 않으면 뭉개는 것이다. 열고 답하지 않으면 씹는 것이다. 내가 띄운 문자도 너에게 그럴 것이다. 우리는 자유 말고 소유를 원한다.

SNS 덕분에 마주보는 사랑이 무지 쉬워졌다. 더 신속하고 더 편리하고 더 정확해졌다. 예전에는 기다림이 있고 쉼표가 있었다. 지금은 기다림도 없고 쉼표도 없다. 우리 사랑은 기다릴 수 없다. 쉴 수 없다.

물론 마주보는 사랑은 좋다. 눈이 맞는 사랑은 두근두근 떨린다. 눈에서 찌릿 하는 사랑은 아찔하다. 뜨거운 시선을 나누는 사랑은 숨 막힌다. 마주안고 하나가 되는 사랑은 황홀하다. 하지만 온종일 그럴 순 없다. 평생 그럴 순 없다.

뜨거운 사랑도 식는다. 그럴수록 마주보는 시선이 버겁다. 나는 내 눈길을 걷는다. 네 눈길을 피한다. 내 사랑은 너를 바라보지 않는다. 내 사랑은 다른 사람을 바라본다. 나는 한 눈을 판다. 내 사랑은 너만 바라봐가 아니다. 그러니 나만 바라보지 마!

이런 사랑은 미움만 남는다. 우리는 차가운 시선을 던진다. 날카로운 시선으로 찌른다. 부딪치고 깨진다. 상처받고 돌아선다. 내 사랑은 이랬다. 이렇게 돌고 돌았다.

하지만 이런 사랑 속에서 배운다. 마주보다 돌아서는 사랑을 거듭하면서 배운다. 맞다! 우리는 경험을 통해 알고 있다. 서로 마주보는 사랑보다 함께 바라보는 사랑이 더 크다는 것을! 뜨거운 사랑보다 따뜻한 사랑이 변치 않는다는 것을! 마주보는 사랑도 바라보는 사랑으로 나아가야 돌아서지 않는다는 것을.

함께 바라보는 사랑은 대화형이 아니다. 수다형이 아니다. 같은 곳을 바라보면서 수다 떨진 않는다. 우리 사랑은 말이 없다. 침묵에 잠긴다. 이 침묵은 전쟁이 아니다. 평화다. 깊은 평화다. 우리는 말없이 교감한다. 우리는 고요히 연결되어 있다. 조용히 접속되어 있다. 더 깊은 곳에서 더 넓고 크게!

우리는 소유 말고 자유를 원한다. 우리는 자유의 나래를 펴고 함께 날아간다. 나는 당신을 있는 그대로 인정한다. 있는 그대로 존중한다. 있는 그대로 사랑한다. 나는 당신이 그냥 당신이어서 좋다.

같은 곳을 함께 바라보는 것은 TV나 영화를 같이 보는 것과 다르다. TV나 영화를 볼 때 우리는 같은 곳을 각자 바라본다. 우리는 연결되어 있지 않다. 우리는 서로에게 무심하다. 자신에게도 무심하다. 이제 우리는 마주보지 않는다. 대신 TV를 본다. 드라마를 본다. 뉴스를 본다. 마주보던 우리 사랑은 어디선가 길을 잃었다. 아! 뜨겁던 우리 사랑은 어디로 갔나?

※ 이 기사는 빠르고 깊이있는 분석정보를 전하는 VIP 머니투데이(vip.mt.co.kr)에 2018년 2월 19일 (16:24)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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