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마이스터, 순이익 5억인데 1100억 가치책정…고평가 논란

산업폐기물처리회사 에코마이스터가 코스닥 상장을 위한 수요예측을 앞둔 가운데 현재 가치보다 지나치게 높은 밸류에이션을 적용했다는 평가다. 기업가치를 책정하면서 현재보다 미래가치에 중점을 뒀기 때문인데 '상장 재수생'인 에코마이스터가 공모 흥행에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2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에코마이스터의 희망공모가밴드(6000~8500원) 최상단을 기준으로, 상장예정주식수(보통주 전환 가능한 BW, CB 포함)를 고려한 기업가치는 1185억원이다.


에코마이스터는 오는 26~27일 수요예측을 거쳐 다음달 5~6일 청약을 받는다. 주관사는 대신증권, 한화투자증권이다.

에코마이스터 희망공모가는 최근 실적을 기준으로 할 때 부담스러운 수준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에코마이스터의 2016년 연결기준 매출액은 229억원, 영업이익은 16억원, 순이익은 2억원이다.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액은 194억원, 영업이익은 32억원, 순이익은 5억원이다. 지난해 4분기 흑자가 예상되고 기술특례를 통한 상장이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최대 1185억원에 달하는 기업가치는 과하다는 지적이다.

에코마이스터는 2018~2020년 추정 실적을 기준으로 기업가치를 산출했다. 2018년 84억원, 2019년 113억원, 2020년 160억원의 순이익을 거두겠다는 전망을 통해 1000억원이 넘는 몸값을 산정했다.


에코마이스터 주력사업의 전방산업이라 할 수 있는 철강산업이 성숙기에 접어든 만큼 이 같은 실적 추정치에 얼마나 부합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실제로 에코마이스터는 최근 3년간 실적 성장이나 이익 확대라는 성과를 내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또 에코마이스터가 유일하게 국내 비교기업으로 선정한 코엔텍의 경우 최근 3년간 꾸준한 실적 향상을 기록하고 있지만, 현재 코스닥에서 인정받는 시가총액은 2440억원으로, 지난해 추정 실적 기준 PER(주가수익비율) 약 14배다.

시장에선 에코마이스터가 그동안 투자유치를 위해 발행한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가격이 한 주당 7000원대라는 점에서 FI(재무적투자자)를 고려해 공모가를 산정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에코마이스터 FI가 보유한 BW, CB 등 보통주 전환이 가능한 물량은 리픽싱 조건을 고려할 경우 최대 237만여주에 달한다. 현재 에코마이스터는 장외에서 7000원대 초반 가격에 호가가 형성되고 있다.

에코마이스터는 산업폐기물인 슬래그를 유기물로 전환해 건자재 원재료 등으로 활용할 수 있는 SAT(슬래그 아토마이징 테크놀러지) 기술력을 토대로 실적 개선에 나서겠다는 전략이다.

기존 공법을 대체할 수 있는 SAT 기술력을 바탕으로 국내외 산업폐기물 시장에서 지배력을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기관투자자 사이에서도 SAT 기술력이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는 후문이다.

에코마이스터 관계자는 "해외 기업으로부터 SAT 기술력을 인정받으며 현재 구체적인 계약 체결 협의를 진행 중"이라며 "올해부터 SAT 관련 매출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기업가치 책정 과정에서 제시한 실적 추정치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