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증권사 실적 이유있네…또 다른 수익효자 ELS

지난해 증권사들이 발행한 ELS(주가연계증권)이 2016년 대비 2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말 증시 상승에 따른 거래량 증가, PI(자기자본) 투자 수익과 더불어 증권업계 최대실적 랠리의 한 축이 됐다. 2015년 홍콩증시 급락으로 발생했던 'ELS 쇼크'도 극복해 올해 ELS 시장 확대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2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증권사의 ELS 발행실적은 공모기준 8126건, 47조9억원 어치로 집계됐다. 2016년 20조8773억원보다 125% 증가한 금액이다. 사모 ELS는 7940건, 14조8069억원 어치가 발행돼 전년대비 26.9% 덩치가 커졌다.


2003년대 금융투자업계에 등장한 이후 꾸준히 성장해오던 ELS 시장은 2015년 홍콩H(항셍)지수 급락과 함께 침체기를 맞았다.

2015년 5월 1만4800선까지 상승한 홍콩H지수가 7500선까지 급락하면서 이를 기초자산으로 둔 ELS 상품의 원금손실만 2조원 넘게 발생했다. 여기에 상품 불완전판매 논란까지 겹쳐 36조원에 달하던 공모 ELS 시장 규모도 20조원을 겨우 넘길 정도로 위축됐다.

지난해 ELS 시장의 부활은 홍콩H지수가 5월 이후 1만선을 회복, 꾸준한 상승세를 보인 데 따른 결과다. 2015년 발행된 이후 상환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했던 ELS 상품이 상환되면서 회전율이 올라갔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기존 ELS 상품 상환으로 수익을 올린 증권사들이 추가 발행에 나서 공모발행 규모가 커졌다.


여기에 유럽 유로스톡스(EUROSTOXX)50, 미국 스탠더드 앤 푸어스(S&P)500, 일본 니케이(Nikkei) 225 등 다양한 나라 지수와 연계로 수익률을 보강하고 조기상환 조건을 추가하거나 손실률을 제한해 안전성을 더한 영향도 있다.

업계가 2017년 말까지 홍콩H지수 ELS 발행 한도를 정하고 투자자 숙려 제도 시행으로 투자자 신뢰를 회복했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ELS 시장 부활에 따라 지난해 증권사들의 실적도 한층 개선됐다. ELS발행 규모 1위 증권사인 한국투자증권의 공모 ELS 발행실적은 2016년 3조9000억원대에서 지난해 6조5000억원대로 66.7% 증가했다.

ELS 판매가 속한 파생상품 사업부문 영업이익도 766억원에서 1827억원으로 2배 이상 늘었다. 지난해 5205억원을 벌어 실적 기록의 1등 공신이 된 PI투자 부문 성장률과 비슷하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홍콩H지수 회복으로 기존 발행한 ELS가 상환되고 신규 상품을 출시하면서 ELS 시장규모가 2015년 이전 수준으로 회복됐다"며 "상환된 ELS를 통해 증권사들이 수익을 올리고 새 상품을 내면서 시장이 성장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ELS 시장규모는 기초자산이 상환조건을 얼마나 잘 충족시키는가에 달려 있다"며 "올해 증시 상황에 따라 다르겠지만 지난해 수준 이상의 발행규모를 예상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