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 보너스'의 계절…쥐꼬리 배당 현금부자는

3월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12월 결산법인의 깜짝 배당이 이어지며 2017년 배당 서프라이즈가 뚜렷해지고 있다. 반면 보유현금이나 실적 대비 배당이 적은 '쥐꼬리 배당' 기업은 3월 주총에서 소액주주와의 한판 대결 가능성이 높아졌다.

2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21일 현재 코스피 200 기업 가운데 114개가 2017년 기말 배당금을 공시했다. 현재까지 배당을 발표한 기업의 평균 배당수익률은 1.4%로 시장 예상치(작년 11월 기준) 1.28%를 상회한 '배당 서프라이즈'가 나타났다.


깜짝 배당에 앞장선 곳은 삼성과 롯데그룹 계열사다. 삼성전자 (76,700원 ▲400 +0.52%) 삼성물산 (151,100원 ▲1,000 +0.67%) 제일기획 (18,750원 ▲30 +0.16%) 삼성화재 (311,500원 ▲12,000 +4.01%) 삼성SDS 삼성증권 삼성전기 등이 예상을 뛰어넘는 배당을 결의했고 롯데쇼핑 (68,600원 ▲400 +0.59%) 등 롯데그룹 계열사도 배당 증액을 단행했다.

반면 두산중공업 (16,210원 ▲350 +2.21%) 기아차 (118,200원 ▲1,600 +1.37%) GKL (13,870원 ▲310 +2.29%) 만도 (32,600원 ▼50 -0.15%)는 실적 부진으로 현금 배당을 축소했다. 이익 증가에도 불구하고 기말 배당이 시장 기대치에 못미친 곳도 있는데 하나금융지주 (60,000원 ▲3,400 +6.01%), 신한지주 (46,750원 ▲3,250 +7.47%) 등이다.

전문가들은 전반적인 배당 증액 분위기가 한국 증시를 휩쓰는 가운데 잉여현금흐름(FCF) 대비 배당이 적은 기업은 배당 증액 압박에 직면할 것으로 내다봤다.


고경범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주주환원 정책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잉여현금흐름의 상당 부분을 배당에 투입하고 있다"며 "증시에서 이익성장 둔화를 고민하는 기업은 향후 잉여현금흐름 대비 주주환원 투입 비중을 제고할 필요성이 커질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배당 등 주주친화정책이 미진한 기업은 3월 정기주총에서 격돌이 예상되고 있다. 삼천리 (90,900원 ▼100 -0.11%)는 이미 소액주주와 3대 주주인 외국계 투자회사의 연합으로 배당금 2배 증액 주주제안이 주총 안건으로 제안됐다.

유안타증권은 잉여현금흐름이 400억원 이상이고 부채비율이 150% 미만인데 배당금 비율이 낮은 종목으로 OCI 현대그린푸드 NAVER SK 삼천리 종근당 금호석유를 꼽았다. 이 가운데 대주주 지분율이 상대적으로 낮거나 국민연금 지분율과 격차가 낮아 주주행동주의 관점에서 접근할 수 있는 대표 종목으로는 OCI (93,700원 0.00%) NAVER (181,500원 ▼1,200 -0.66%) SK (163,400원 ▲2,100 +1.30%) 삼천리를 지목했다.

한편 배당 증액을 통한 주주친화 바람이 대기업에 그치지 않고 코스닥 기업까지 확산되는 분위기다. 사측이 먼저 배당금을 상향하거나 대주주보다 소액주주에게 배당금을 더 주는 기업도 등장했다.

코스닥 기업 서호전기 (19,300원 ▲170 +0.89%)는 주당 500원의 현금 배당을 공시했는데 이사회 결의에 의해 배당금을 700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500원의 배당금도 시가배당률이 3.4%로 적지 않았지만 700원으로 올리자 배당률은 4.8%에 이르게 됐다.

동원개발 (2,675원 ▲35 +1.33%)은 대주주에게 주당 140원, 소액주주에는 주당 160원의 차등배당을 실시해 소액주주를 우대했다. 슈퍼개미 김승호씨의 주식배당 등 주주환원정책 요구 확대가 이어졌던 우노앤컴퍼니 (693원 ▼8 -1.14%)는 주총 전, 회사 측이 먼저 주당 200원의 현금배당을 공시해 주주 달래기에 나섰다.